유상우, 〈Portrait of Loss (dust) #1〉, 2023, 버려진 크리스마스 트리, 가변크기 ©유상우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무뎌진 감각을 다시 깨우려는 유상우 작가의 실천을 소개한다. 고고학자로서의 경험은 그에게 ‘고정된 시간성’을 품은 대상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급변하고 혼란스러운 동시대 사회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Installation view of 《From dust to Senses》 ©SITE Gallery

전시에 소개된 〈Portrait of Loss〉 프로젝트는 작가가 한밤중 밀레니엄 파크에서 해체된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마주한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생명의 시간과 장식으로서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간극은 작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는 트리의 잔해를 수집해 자연의 솔 향을 품은 먼지로 재가공했다. 이를 통해 상실의 감각을 후각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이 연작은 소멸성과 생태적 연속성을 포용하며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먼지의 색은 점차 희미해지고, 종이에 남긴 이미지들은 사라지며,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을 위한 촉매로 작용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