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poster © Oil Tank Culture Park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전시들의 틈 바구니에서 기형적으로 기획된 또 하나의 기획전인 《〈기획〉전 2020》은 요컨대 기획(만)을 전시하겠다는 단순한 의도에서 출발했다. ‘기획을 전시’한다는 것은 ‘전시를 기획’하는 일련의 행위와 전면으로 배치되는 또 다른 과정으로, 《〈기획〉전 2020》에 초대된 기획’들’은 실제로는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기획〉전 2020》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주제기획전에 수반되는 비용과 노동력, 공간 꾸밈의 밀도를 낮춤으로써 되도록 많은 기획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기획 발표 및 자가 격려의 장을 펼친다.

축제로써의 《〈기획〉전 2020》은 전시의 형식 안에 머물면서도, 그 안에서 촉발된 것들이 더욱 먼 시공간으로 확산되도록, 기획적 사유를 중계하는 프로토콜이 되고자 한다. 심사도 경쟁도 없고, 충고나 가이드도 없을 이곳에서 얼마만큼의 무제한적 기획 엔트로피가 생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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