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poster of 《I Still Care》 © Eurocenter Amsterdam

《보더리스 사이트; Border-less.site》는 문화역서울 284의 《DMZ》와 《개성공단》에 이은 지역연구/전시 프로젝트이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경의선 열차가 도라산역을 지나 개성–평양–신의주–단둥–베이징으로 이어지니 신의주와 단둥을 주목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신의주와 단둥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공식적/비공식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접경 지역이다.

한반도와 중국의 군사요충지고, 조선 시대 6백 년간 1천 회 이상 양국의 외교 사행이 오간 한중 교류의 현장이다. 일제강점기 압록강 중상류에 수력발전 댐인 수풍댐이 세워지고, 지금은 북한과 중국이 공동 관리하고 있는 협력의 장소다. 그리고 북한의 대외 협력과 교류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국제 시장의 길목이기도 하고, 이데올로기의 불완전함을 상징하는 붉은 낙인이 찍힌 도시이기도 하다. 경계 없는 경계가 그어진 신의주와 단둥, 그곳에서 활발하게 이어져 온 교류와 월경의 흔적들은 지금의 우리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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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는 리서치 섹션을 도입부로 삼아 ‘접경 지역, 혼종의 시간’, ‘타자화, 인식의 사각지대’, ‘경계에 대한 수행적 시도’ 등 세 개의 축을 따라 진행된다. 신의주-단둥 지역에서 수없이 이루어졌던 월경의 기록과 잔해를 재맥락화한 작업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출품작들은 본 전시를 위한 커미션 작업으로 어떤 완결성을 기대하기보다는 강렬한 경험의 후유증을 다양한 층위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 작업이 물리적 경계의 해체뿐만 아니라 우리 안의 막연한 심리적 경계를 흐리는 월경의 수행적 감상도 기대하게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