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민, 〈A Good Knight〉, 2023,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A Good Knight》 전시 전경(합정지구, 2023) ©합정지구

체스는 종종 인간사에 비유된다. 체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7세기경이지만, 전해지는 전설은 그 보다 한 세기 전 인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굽타 왕조의 가장 어린 왕자가 전사하자, 그의 형은 슬픔에 잠긴 어머니를 위해 전쟁을 달리 표현할 방법으로 체스를 고안해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실크로드를 통해 전세계에 퍼져 각 지역만의 고유한 체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풍자의 수단으로 사회의 여러 계층을 함축하고 구조를 드러내는 역할을 해왔다. 때로는 전장에서 지략을 짜는 생존도구로, 때로는 풍부한 시적 상상력의 소재가 되었다. 또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들이 두각을 나타낸 무대이기도 하다.  

손수민, 〈A Good Knight〉, 2023,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손수민

이 전시는 영상 작품인 〈A Good Knight〉(2023)와 〈In God We Trust〉(2023)를 중심으로 하는 두 영역으로 구성된다. 손수민은 기술기반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을 조명하는 미술가다. 누군가 직접 겪은 일이나 한 말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견고해 보이는 사회에 내제된 경계와 균열을 탐색하고, 이로 인한 우리의 욕망, 생동력, 중독, 공허, 고립 등과 같은 경험을 영상 설치, 퍼포먼스, 출판물 등의 매체에 담고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