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석, 〈하울링 하이브〉, 2022, 대형스피커, 일렉트릭 기타, 컴퓨터 등, 사운드 설치 ©한재석

〈Radio Shower〉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나의 그림자로서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3-3000MHz의 빠르게 진동하고 있는 전자기파의 소리, 이미지를 탐험하는 전시 및 퍼포먼스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라디오 웨이브(전파)는 라디오 방송을 듣는 대역의 주파수(87.5-108.0MHz)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마추어 무선 통신사들의 사적인 대화, 항공주파수로 들어보는 비행기의 이동 소리, 공사장 무전기의 웅얼거림, 인공위성의 알 수 없는 신호음 등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세상의 우연한 소리가 이 영역 대에 담겨져 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번 음감회의 목적은3MHz – 3000MHz 영역대의 주파수를 들어보는 것이다.


《Radio Shower: 3-3000MHz》 전시 전경(윈드밀, 2022) ©한재석

어찌 보면 이 단순하고 의미 없는 행동들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영역을 초월한 파동(wave)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초당30,000 – 300,000번 진동하는 웨이브들을 감상하고 더 나아가 이 전파들과 공명하여 보는 것이다. 마치 어렸을 적 목적 없이 떨어지는 빗물에 자유롭게 몸을 적시 듯, 우리 주변에 항시 존재하는 전파들을 받아들이고 점차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