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Small Museum Bogugot

오묘초 작가의 개인전 《펀치 드렁크(Punch-Drunk)》가 ‘작은미술관 보구곶’(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문수산로 373)에서 열리고 있다.

민방위주민대피시설을 리모델링한 작은미술관 보구곶은 (재)김포문화재단이 운영한다. 2017년 개관 이래 지역의 가치와 특색을 예술로 해석하는 여러 기획전시 및 교류전, 성과공유전 등의 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전시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개관 이후 지금까지 개인전은 진행된 바 없다.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오묘초 작가가 처음이다. 작가 작업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김포문화재단은 보다 고차원적 문화향유를 위한 매개로서의 가능성도 고려했다.

오묘초 작가의 이번 전시는 명상적인 여운이 물씬하다. 공간에 들어서면 저마다 지닌 사색과 사유의 틈이 반복적으로 개폐된다. 흡사 영화관처럼 꾸며진 공간에는 우리를 화자로 한 동시대 이야기가 부유하고,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나’가 투영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서사를 상상으로 잇는다.

작가에 의하면 《펀치 드렁크》는 기억에 의해 바뀌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미래의 시점에 살고 있는 지성체의 형태를 물질로써 상상하고, 이를 영상과 조각, 설치작업으로 전개한 결과다.

그는 “임계점을 넘어버린 기후 변화로 지상에서의 삶이 불가능해진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며 “벙커라는 보구곶 미술관의 특수한 전시 공간에서 가보지 못한 세계에서 떠다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3분짜리 싱글채널 〈어디에도 없는 세계〉(2023)를 비롯해, 유리 가변 설치작업 〈끝없이 지나가는 파도와 얼음〉(2023),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오브제 작업 〈선택받은 이질적 존재들〉(2023) 등의 신작을 선보인다. 독특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역량 있는 작가의 근작들이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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