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포이에시스의 삶》 전시 전경(예술청, 2022) ©정찬민

성장지상주의 시대, 과연 성장만이 이 시대의 옳은 방향일지 묻는 청년 작가들의 전시가 개최된다. 예술청 프로젝트룸 5층에서 열리는 《오토-포이에시스의 삶(Autopoiestic Life)》이다. 전시는 오는 9월 28일 오후 5시에 개막해 10월 1일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정찬민 & 차유나, 〈D-타디그레이드 양육 실험 장치〉(세부 이미지), 2022, 혼합매체, 가변크기 ©정찬민

전시 《오토-포이에시스의 삶(Autopoiestic Life)》은 정찬민, 차유나 작가의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부를 보고회 형식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3D 그래픽 배진성 작가, 사운드 구동현 작가, 소설 이지완 작가, 촬영 안영준 작가가 협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2년 예술과 기술 융합지원 사업’ 선정 프로젝트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렸다.

정찬민, 차유나 작가는 성장지상주의‧자본주의적 질서에서 벗어나, 현 청년 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모색해본다. 정찬민, 차유나는 스스로를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 대충 살자, 헬조선과 같은 자조 섞인 유행어가 삶이 된 세대라 이야기한다. ‘무기력’과 ‘불안정’은 경제 저성장 지표와 과도하게 요구되는 성장 욕구의 간극에서 이들이 취한 ‘삶의 온도’다.

이러한 태도는 거대한 목표나 열망, 분노가 없는 무색무취의 삶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외부사회가 가져다준 불안과 염세적인 태도에서 스스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실천이다.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소소한 발전에 만족하는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같은 태도로 스스로에 대한 관찰, 내적 만족을 탐색한다.


‘D-타티그레이드’ 이미지 ©정찬민

전시는 명확한 새로운 삶의 방향성 제시에서 벗어나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흐름을 프로젝트로 녹여내 선보인다. ‘D-타티그레이드 D-Tardigrade’ 라는 가상생물을 양육하기 위한 반복적이고 순환적인 움직임을 가진 장치를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세계 속 이질적인 속도감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나아가 관람객과 ‘D-타티그레이드’의 상호작용 과정을 제안하고, ‘D-타티그레이드’ 양육 과정 서사를 구축해 좀 더 구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확장된 전시경험을 위해 온라인홈페이지(https://www.autopoiesticlife.com) 제작됐다.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수도 있는 또 다른 삶의 태도를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으로 덧입히는 시도다.

정찬민, 차유나 작가는 “스스로의 삶에 대한 성찰과 지속 가능한 삶을 도모하려는 태도가 ‘양적 성장’의 부작용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금, 경쟁이 아닌 공생공존의 가치를 지향할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