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시민의 숲》, 2018.09.13 – 2019.10.13, 티나킴 갤러리
2019.09.13
티나킴 갤러리

Installation
View of 《Citizen’s Forest》 by Park Chan-Kyong © Tina Kim Gallery
티나킴
갤러리는 박찬경의 개인전 《시민의 숲》을 개최한다. 박찬경은 영화, 비디오,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한국 사회와 정치의 복잡한 역사적 층위를 조명해 온 작가로, 한국의 민속 신앙과 무속, 한국전쟁과 분단 이후의 영향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본 전시는 2018년 9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되며, 박찬경의 영상
2편과 사진 연작을 포함한다. 이번 전시는 박찬경의 뉴욕 두 번째 개인전으로, 2016년 티나킴 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에 이은 것이다.
전시장
입구에는 《어린 병사》(2017–2018)가 설치된다. 이
작업은 북한 인민군 병사들의 일상적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스틸로 구성된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박찬경은 북한 청년 병사들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념적 이미지와는 다르게, 게으르고 순진한 인물로 묘사한다. 병사들은 숲속을 거닐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다. 이처럼 일상을 재구성하는 방식은 관람자로
하여금 선전적 이미지 너머에 존재할 수 있는 다른 현실을 상상하게 만든다. 《어린 병사》는 “이념도 정치도 전쟁도 없는 북한의 이미지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Installation
View of 《Citizen’s Forest》 by Park Chan-Kyong © Tina Kim Gallery
두
번째 전시장에는 대표작 《시민의 숲》(2016)이 상영된다. 세
채널로 구성된 이 영상 설치는 현대 한국을 은유하는 내러티브 구조로 전개된다. 아시아 고딕에서 헤비메탈까지
다양한 문학 장르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동학농민운동(1894), 한국전쟁(1950–1953), 광주민주화운동(1980), 세월호 참사(2014) 등 한국 사회의 주요 비극들을 다룬다. 파노라마 형식은
한국 전통 산수화 두루마리를 연상시키며, 오윤의 미완성 작업 《망령들》,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에서 서사적 영감을 받았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숲을 천천히 걸어가는 여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배우들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죽은 이들을
연기하며, 역사와 허구가 교차하는 장면들을 통해 동료 시민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전시의
마지막 섹션에는 신작 《BELIEVE IT OR NOT》(2018)이
소개된다. 본 작업은 박찬경과 그의 형 박찬욱이 공동 작업자로 구성한 듀오 ‘PARKing CHANce’의 작품으로, 국가 권력에 의한 간첩
행위와 조작을 망명자와 이들을 돕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다룬다. 남북한 모두에 존재하는 허위 정보
구조를 정면으로 다루며, 문화적·군사적 경계를 넘나든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박찬경은
조국을 비판하고 망명한 후 다시 귀환한 인물들의 사례에서 착안하여, 망명자가 실은 이중 첩자일 수 있다는
서사를 구성한다. 관람자는 누구의 동기가 무엇인지 끝내 확신할 수 없으며, 작가는 이를 통해 냉전 이데올로기와 선전의 인간적 대가, 그리고
여전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불안과 편집증의 구조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