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ie C. Jones (left) and Gala Porras-Kim (right) received the 2024 Heinz Awards for the Art ©The Artnewspaper

미국 작가 제니 C. 존스(Jennie C. Jones)와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이 올해 하인즈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인즈 예술상은 피츠버그에 기반을 둔 하인즈 패밀리 재단(Heinz Family Foundation)에서 1993년부터 수여해 온 상으로, 각 수상자에게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25만 달러(약 3억4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 상은 고(故) 존 하인즈(John Heinz) 미국 상원의원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예술, 경제, 환경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개인을 매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들을 기념하는 시상식은 다음 달 피츠버그에서 열릴 예정이다.

존스와 포라스-김은 모두 개념적으로 치밀한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점에서 두 작가의 공통점이 있지만 그 외에는 작업 세계가 매우 다르다.

제니 C. 존스는 사운드 아트, 음악, 아쿠스틱 패널 회화를 통해 미니멀리즘과 하드 엣지 추상의 전통에 새로운 질감과 톤을 불어넣어왔다. 특히 2022년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본관 로툰다에서 열린 개인전 《Dynamics》는 구겐하임 역사상 첫 번째로 흑인 여성 작가가 메인 공간에서 개최한 전시로 주목받았다. 존스는 소리 요소, 음악적 작곡, 맞춤형 악기 등을 결합한 전시를 선보여왔다. 오는 여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루프탑 커미션을 통해 조각이자 악기로도 작동하는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인즈 패밀리 재단 의장 테레사 하인즈(Teresa Heinz)는 성명에서 "제니의 작업은 기존 장르를 넘어 소리, 공간, 색, 오브제를 교차시키며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며 "그의 다층적 작업은 우리에게 사유의 순간과 미묘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갈라 포라스-김은 미술관 컬렉션 내 보존과 소장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수공적이고 과정 중심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에는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에, 테오티우아칸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출토돼 현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 소장된 제의 유물들을 실물 크기로 복제해줄 것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2021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는, 2018년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현장에서 모은 재를 사용해, 미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여성 중 한 명의 화석 일부를 기념하는 프로젝트 〈Leaving the institution through cremation is easier than as a result of a deaccession policy〉를 선보였다.

테레사 하인즈는 포라스-김에 대해 "그는 뛰어난 예술가이자 연구자로서,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 그리고 박물관과 갤러리 같은 제도가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전시해왔는지를 비판적으로 환기시킨다"며 "특히 토착민 유물의 소유 문제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Gala Porras-Kim, The weight of a patina of time, 2023, graphite, color pencil and encaustic on paper ©Gala Porras-Kim

포라스-김은 내년 봄 카네기 미술관(피츠버그)에서 개인전을 열어 미술관의 소장품 보존 방식을 다룰 예정이다.

올해로 29회를 맞은 하인즈 어워드는 지금까지 총 18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누적 상금은 약 3,700만 달러(약 500억 원)에 이른다. 예술 부문 수상자들로는 2023년 케빈 비즐리(Kevin Beasley)와 로베르토 루고(Roberto Lugo), 2022년 콜린 스미스(Cauleen Smith)와 바네사 저먼(Vanessa German), 2021년 샌포드 비거스(Sanford Biggers)와 타냐 아기니가(Tanya Aguiñiga) 등이 있다.

하인즈 어워드는 수상자에게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25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하는데, 이는 미국 내 예술 분야 상금 중에서도 맥아더 지니어스 그랜트(80만 달러), 휘트니 비엔날레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여되는 벅스바움 어워드(10만 달러) 등과 함께 손꼽히는 규모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