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욱, 〈알바천국 2〉, 2008 © 최진욱

90년대 이후 최진욱의 작업은 “객관적 리얼리즘” 대 “느낌의 리얼리즘”, 나아가 리얼리즘 대 모더니즘이라는 대결구도의 속에서 비균질적인 진자운동을 하고 있다. 이 번 전시의 제목인 “88만원 세대-Memento mori”는 이러한 이율배반을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개인의 사회적 죽음조차 냉소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이러한 개입은 파편화된 리얼리티에 대해 의미론적 확장과 재구성을 위한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의미의 논리”를 “감각의 논리”로 더듬어냄으로써, 혹은 “객관적 의미”의 결을 거스르는 “주관적 감각”의 솔질을 반복함으로써 어렵게 재구성한 사회적 의미의 장에 존재론적 균열을 내고 있다.
 
이것은 객관적 실재와 주관적 느낌이 서로에게 포획당하지 않는 상생의 반복 운동을 통해 화면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회화적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에 머물지 않고 “객관적 리얼리즘”과 “느낌의 리얼리즘” 간의 긴장 속에 스스로를 노정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긴장을 빠른 붓놀림을 통해 파지해 냄으로써 사회적 의미를 내장한 회화적 내러티브를 “정지 상태의 변증법적 섬광”으로 체현해 내고 있다. 이것은 회화라는 환영적 한계성을 뛰어 넘어 회화라는 “존재론적 사건”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우리에게 회화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에 동참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