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이 아르코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처음 선보이는 전시는 2005년 9월 23일부터 시작되는 최진욱, 홍경택의 작업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초대전이다. 기획초대전은 젊은 신진 작가들을 위주로 개인전 혹은 그룹전이 기획되는 최근 미술계의 경향에 주목하여, 그동안 상대적으로 배제되었던 한국 미술계의 허리 세대인 중진 작가들의 작업 의욕을 고취시키고 한국 미술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자 계획되어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작가적 역량을 검증받은 중견 작가들의 개인전을 통해 작품 세계의 변화 양상을 확인하고 조명하는 계기와 더불어, 이와 관련된 미술의 각 장르에 대한 보다 더 깊은 이해를 마련하고자 한다. 작년의 기획초대전이 새로운 매체를 탐구하고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결합을 꿈꾸며 미술 개념을 확장하고 시공간을 섭렵하는 탈장르적 미술 경향을 다루고 보여주었다면, 이번 기획초대전은 전통적인 매체 안에서 작가 고유의 다양한 사고와 시각으로 우리가 자리하고 있는 사회를 읽고 담아내는 회화 작업을 조명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그린다’라는 수공예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수고를 바탕으로 하는 회화 작업에 꾸준히 매진함으로써 회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작가 최진욱, 홍경택을 초대하여, 회화에서 또 다른 가능성과 맥락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코자 한다.


최진욱, 〈Love is Real〉, 2005 © 최진욱

최진욱의 경우, 왕성한 작업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그의 개인전을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개인전은 그의 작업 변화 과정과 새로운 조형적 회화 구성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에 대한’ 형태화된 이미지보다는 ‘세계 속에서’ 전체적인 자각으로서의 느낌과 ‘세계’에 대한 확장된 개념을 구체화시키고자 다양한 미술적 조형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점의 변화를 준 동어반복적 방법을 통해 인간 시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유의 지형학적 탐색은 캔버스 안에서뿐만 아니라 캔버스 틀의 설치 방법에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최진욱의 작업에서는 주체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대상이 주체를 감싸는 응시에 의해서 둘러싸이는 양상의 과정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 결과 작가가 세계를 접하는 감흥이나 체험 과정이 구체화되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실 세계에 대한 감흥을 회화 언어로 풀어낸 회화 작업과, 작가가 직접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모니터에 뜨는 글자를 통해 만들어낸 ‘문자 작업’, 그리고 이전에 발표하지 않았던 작업들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