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적 리얼리즘’ 전시 3곳 눈길
 
1970~80년대 이후 ‘포스트 민중미술’의 싹을 틔웠던 ‘개념적 리얼리즘’ 작가들의 전시회가 요즘 잇따라 열리고 있다. 현실 참여적 메시지를 쏟아내는 일반적인 민중미술과 거리를 두고 리얼리즘의 개념 자체를 탐구해온 작가들이 오늘의 세상을 보고 느낀 생각을 풀어낸 작업들이다. 다시 말해 민중미술과 포스트 민중미술을 잇는 작가들의 담론인 셈이다.

최진욱, 〈296 북아현동 3〉, 2011 © 최진욱

마음 거짓없이 담다: 최진욱의 ‘리얼리즘’
 
서울의 달동네인 북아현동 좁은 골목길을 여고생 4명이 재잘거리며 걸어간다. 밝은 대낮인데도 그들 머리를 덮는 하늘은 짙은 회색빛. 건물들은 위태롭게 기울어지고 화재에 불탄 마을버스가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쓴 채 질주해온다.


The Artist © Choi Gene Uk

리얼리즘 작가로 미술판에 알려진 최진욱씨의 그림 ‘북아현동’ 연작은 섬뜩하다.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최진욱, 리얼리즘》(27일까지)이란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그의 개인전에 내걸린 그림들은 얼른 보기에 리얼리즘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1990년대 초부터 작가가 ‘감성적 리얼리즘’, ‘신비하고도 과학적인 리얼리즘’, ‘가슴 벅찬 세상의 리얼리티’라고 이름 붙인 작업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화풍을 이렇게 설명했다. “리얼리즘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어떤 사회 현실에 관한 것이잖아요. 제 리얼리즘은 실제로 무엇을 느끼냐는 것입니다. 감성적이라는 게 피부에 와닿은 리얼리즘이라고 할까요. 흔히 리얼리즘 그림에서는 그리는 작가가 그려지는 대상에서 배제되기 쉬운데 저는 현실의식을 느끼는 작가의 마음 상태를 거짓 없이 담으려고 했죠.”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