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 것》 전시전경 © P21

P21은 2017년 9월 용산구 이태원에서 새로운 공간의 설립을 기념하며 개관전으로 최정화의 개인전 《짓, 것》을 개최한다. P21은 21세기 동시대 현대미술에 치중하여 중견 작가와 젊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중도 있게 소개함과 동시에, 대중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나갈 것이다.
 
이번 개관 전시를 위해 두 개로 나뉘어진 공간에 설치된 최정화의 최신 작품들은 경리단길 지상층에 위치한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다. 플라스틱을 주된 재료로 만든 대형 설치미술로 알려진 작가는 작은 공간의 연출을 위해 그간 묵혀두었던 귀한 물건들을 집합시켰다. 동서고금의 갖가지 잡동사니들로 엮은 새로운 작품들은 윈도우 갤러리에서 행인들을 마주한다.
 
됫박, 제기, 배틀, 촛대, 그릇, 양푼, 항아리, 양동이, 사발, 솥, 역기의 돌, 폐타이어, 부표, 장승, 원 시 토템상, 플라스틱 뚜껑 등 그 쓰임을 다해 잊혀져가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낯설고도 왠지 모를 정감으로 가득한 묘한 풍경들을 자아낸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비슷한 것들이 옹기종기 사이 좋게 연결되어 있는가 하면 서로 다른 가지각색의 것들이 우연하고 이질적으로 맞물려 있기도 하다.

제각각 서로 다름으로 존재했던 것들은 공간 가득 다기한 자태와 어울림을 만들어 내면서 세상살이의 모습에 다름이 아닐 삼라만상, 세상만사의 잡다한 풍경들을 펼쳐낸다. 작가는 그렇게 세상 곳곳, 세월 겹겹이 우리와 함께 살아왔던 이들 생활의 ‘것’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마음을 담아 이를 다시 작가 특유의 ‘짓’으로 품어낸다. 것과 짓이 하나가 되도록 한 것이다.

작가의 작업이 ‘것, 사물’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과 외경심을 담은 각별한 ‘짓, 행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것들이 본디 품고 있었던 뜻으로부터 작가의 짓들이 비롯되고 이를 통한 작가의 것들이 다시 세상 본연의 이치를 따르는 존재들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