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Taek Sang, Breathing of a permisson, 2009 © Kim Taek Sang

김택상 작가의 추상작품들은 체화(體化)된 아름다움을 작업 행위로 풀어 낸 결과물이다. 작가는 시간, 바람 등 자신이 체득(體得)한 아름다움의 감각적 빛깔을 탐구해 왔고,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경험해 온 아름다움이 생명(숨-breath)으로 집약됨을 보여준다. 또한 갤러리 소소에서 5년 만에 열리는 국내 개인전인 '숨 빛-Hue of Breath'을 중심으로 일본 가와무라미술관,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등 국내외에서 동시에 열리는 전시를 통해 김택상 작가의 근작을 만나 볼 수 있다.

김택상 작가의 작업을 들여다보면 여러 색이 캔버스에 머물렀던 흔적이 마치 퇴적층이나 나이테처럼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작가의 작업과정에서 기인한다. 작가는 제작된 틀에 캔버스 천을 놓고, 물감을 희석한 물을 틀에 부어 안료가 침전(沈澱)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조심스레 물을 빼 내어 캔버스 천을 건조시키는데 이 작업의 과정이 수십 번이고 되풀이 된다.

기나긴 기다림의 작업과정을 통해 작가가 얻고자 하는 것은 '생기가 충만한 아름다움'인데, 그것은 곧 '숨 빛'으로, 작가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은 살아있는 것 즉, 숨 쉬는 것이고 이처럼 살아있는 것들은 빛을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업이 빛을 머금게 됨은 안료가 화면 위에 덧발라져 캔버스와 외부를 차단시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숨을 쉴 수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곧 그림 자체가 살아 숨을 쉬기 때문에 빛을 머금은 느낌을 풍기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김택상의 작업 행위는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이 수십 번의 반복적 과정을 통해 화면 안에는 결을 만들어 낸 모든 기억들 즉 안료의 색깔, 농도, 물의 깊이, 침전과 건조의 시간, 기후 환경 등이 담기게 되며 그의 추상 회화는 한 번도 같을 수 없는 변주를 거듭한다. 결국, 작가는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통해 일방적으로 작품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우(遭遇)하여 작품을 완성하며, 삶에 대한, 그리고 작업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를 고스란히 작품으로 보여준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