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KICHE

기체는 장파 개인전 《특성 없는 여자》전을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갖는다. 기체와 여는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2015년부터 시작된 를 포함해 새롭게 선보이는 Mama series, A Common Woman series, Man from Earth, The Jewels 등의 신작 회화 20여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로베르토 무질(1880~1942)의 미완성 소설 『특성 없는 남자』(1930-42)를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소설의 주인공 울리히가 스스로 ‘특성 없는 남자’ 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하는데, 작가는 특성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모든 특성을 자기화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장파 작업 전반에 걸쳐 ‘여성의 주체성’은 중요한 키워드다. 그는 남성 중심의 위계적 구조에서 부정적으로 여겨진 ‘여성적 특성’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긍정성을 부여한다. 또 ‘여성적인 것’의 탐구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에만 머물지 않고 여성의 관점을 보편화하고 ‘여성’이라는 범주 자체를 교란하는 감각체계와 그에 걸 맞는 회화의 표면, 질감을 고민한다. 아울러 고전 조각상을 모티브로 삼은 여성/형상 시리즈(2017) 이후 미술사 혹은 문화사적 도상을 적극 가져와 그런 작가적 관심을 더 구체화하고 있다.


Jang Pa, A Common Woman series_1, 2022, oil on canvas, 162.2 x 130.0 cm ©KICHE

높이 2미터 중반의 대형 회화인 Triangle of Lamentation는 십자가에서 끌어내려지는 예수를 모티브로 하는 미켈 란젤로의 대리석 조각 <피에타 반디니 (Pieta Bandini)>를, 중형의 A Common Woman series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 도상을 인용한 것이다. 앞서의 맥락에서 작가의 ‘여성성’에 대한 관심이 개인을 넘어 보다 보편적인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게 한다. 다른 한 편으로 회화적 질감이 한층 강조되고 있는 Mama series의 내장, 눈알, 태아 등이 한 데 뭉치거나 뒤섞여 쏟아지고 있는 장면은 기괴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