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Thieves Like Us》 © d/p

《우리같은 도둑》: c를 위한 본의 아닌 변명 혹은 해명 1-가 편 소문자 c는 하늘 아래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유재산이 등장한 이래 나의 것과 너의 것 사이 경계는 선명해졌다지만, 존재 자체가 온갖 연결망의 한 가운데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내 것 네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법이 가늠하는 소유는 허점 투성이고, 틈 사이로 흘러내릴 수 있는 여지는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체 안에서 생존하는 이들은 서로의 생존을 배려하는 선에서, 억울함과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을 수 있는 선에서 유연하게 약속을 타고 넘는다. c는 합법과 불법의 영역이 포착하지 못하는 세계로 눈길을 두리번거려 보았다.

의심 없이 받아들이기에는 질문을 멈출 수 없는 소유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통용되는 상황들을 살피던 그는 문득, 예술가로 활동하는 자신의 창작 과정과 결과에서 ‘훔치기’가 핵심 기술이었음을 깨닫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무엇을 어떤 식으로 절묘하게 훔쳤는가.

c는 누구나 알아차릴 수는 없더라도, 집중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할애하는 누군가는 알 수 있을 정도로 내가 훔쳐온 역사와 그 기술을 은밀하게 고백해보려 한다. 이미지의 언어는 실상, 솔직하게 그의 모든 것을 드러내지만, 해독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그의 비기를 훔치고자 하는 이들이 이곳에 발을 들리고자 한다면, 나의 시간과 정성을 c에게 내어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