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e Joo Jun, Patterns of Confinement, 2025, Digital print, mirror, plants, resin, acryl, multi-channel video, Dimensions variable © Hye Joo Jun 

〈결박의 패턴들〉은 미래에 대한 무분별한 낙관과 사유의 포기가 내포한 위험성에 주목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최근 생명정치를 둘러싼 기술과 사회적 현상에 시선을 두며, 우리 사회가 조장하는 ‘미래의 대안’들이 품고 있는 망상적 태도를 비판한다.

이는 작품 속에서 자본 시스템에 예속되어 복제되고 증폭된 생명들의 형상으로 구현된다. 여기서 생명은 풍요 대신 잉여, 확신 대신 결박의 상태로 드러나며, 연속된 같은 패턴으로 도배된 공간으로 펼쳐진다. 벽면을 덮은 이미지는 벼와 밀의 도상이 무한히 이어지며 하나의 논밭 풍경을 이루고, 우거진 줄기들 사이에 배치된 상징적 형상들이 서로 다른 차원의 종과 생태가 뒤엉킨 다층적 세계를 묘사한다.


Hye Joo Jun, Patterns of Confinement, 2025, Digital print, mirror, plants, resin, acryl, multi-channel video, Dimensions variable © Hye Joo Jun 

또한 작가는 자본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농업의 시작을 전쟁의 신 아테나의 탄생 신화에 빗대어, 동족살해·자가증식·무성생식이 지닌 자기파괴적 모순과 연결을 시도한다. 이렇게 전시장 곳곳에 구현된 분절되고 확장된 형상들은 결국 하나의 원본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허상을 드러내며, 그 속에서 항상 깨어 있으려는 시도가 여전히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