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캐스트》, 2021.07.08 - 2021.08.07, d/p
2021.07.06
d/p

Poster image of 《CAST》 © d/p
d/p는 2021년 7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허호정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이병호, 임노식 2인전 《캐스트 CAST》를 개최한다. ‘캐스트(cast)’는 특정 대상의 원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틀을 이르는 말이며 동시에 원형을 복제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또, 영화나 연극에서 배역을 맡은 출연자, 혹은 그 출연자에게 배역을 할당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우리는 어떤 이미지에서 완전한 가상적 ‘가면’을 보기도, 그 이면에 숨어있다 여겨지는 ‘진짜 얼굴’을 보기도 한다. 가면과 진짜 얼굴 사이에 캐스트가 놓인다. 캐스트는 실제 대상과 맞닿은 면을 안쪽에 보유하면서, 그 바깥으로 새로운 표면을 만들어낸다. 전시는 실제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후 복제 가능한 다른 표면을 담지하는 중간적 지대로서 캐스트의 시공간적 차원을 주목한다. 그리고 이병호, 임노식 두 작가의 작품에서 캐스팅이라 할 수 있는 방법론을 확인한다.
Installation view of 《CAST》 © d/p
이병호의 조각은 완성을 지양하면서, 통일된 하나의 인체 형상을 파편으로 분리해 내 새롭게 조합한다. 그 과정에서 실제 인체와 그 자신의 이전 작업을 캐스팅한 결과물을 이용한다. 완벽한 통일체, 비가역적 완성품으로서 조각 작품의 ‘윤곽선’은 해체되고, 현재의 이미지를 낳은 ‘원형’은 분절된 흔적으로만 확인된다.
임노식은 가장 구체적으로 묘사적, 모방적 재현을 취하는 때에도 어김없이 현실과의 거리를 확인시키는 그림을 선보인다. 그의 회화/판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프레임, 봉제선은 현실과 맞붙은 안쪽 면을 뒤집어서 보여주는 일종의 캐스팅 공정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임노식은 동일한 원형을 공유하지만 다르게 출력된 이미지들을 연쇄적으로 이어 붙여 놓으며, 현실의 한 장면을 이형(異形)의 자국들로 노출시킨다.
전시는 두 작가의 만남으로부터 조각과 회화의 오랜 전통인 재현의 원리를 다시 사유하고, 여전히 실제와 현실로부터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이미지를 새롭게 관찰한다. 두 작가에게 작품의 내용이자 형식으로서 캐스트는 가상과 현실, 원본과 복제 사이의 구획이자 접점을 흩트리거나 비집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전시 《캐스트 CAST》는 어떤 이미지에서 ‘가면’과 ‘진짜 얼굴’ 사이의 구분이 가능한지를 질문하고, 언제든 스스로조차 배반할 수 있는 이미지의 현재를 목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