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유영하는, 구체적인》, 2016.01.28 - 2016.03.03, 두산갤러리 뉴욕
2016.01.26
두산갤러리 뉴욕

Installation view of 《Floating, Concrete》 © DOOSAN Gallery
두산갤러리 뉴욕은 2016년 첫 전시로 1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유영하는, 구체적인》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2013년 두산큐레이터 워크샵 3회 참여자 이성희가 기획한 특별전으로서 권용주, 김동규, 이우성 세 명은 한국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30대 작가들이다.
《유영하는, 구체적인》전은 삶의 현장에서 사회적이고 지역적인 문맥을 찾아 작가의 예민한 정서로 낚아올려 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세 명의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길을 걷다 보면 주변을 떠다니는 삶의 조각들이 어느 순간 우리에게 생생하게 다가온다. 길바닥을 나뒹구는 쓰레기, 전봇대를 가득 채운 전단지, 좌판에 놓인 하찮은 물건들, 생계를 위해 악착같이 그것들을 줍고 붙이고 파는 사람들, 혹은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빠르게 걷는 행인들의 모습이 문득 내 안으로 깊이 들어올 때가 있다.
이렇게 삶을 구체적으로 대면하게 하는 것이 정서이다. 삶의 가장 가까이에서 예술의 정서를 찾는 세 명의 작가, 권용주, 김동규, 이우성이 어느 길바닥에서 잠시 만났다. 이들은 길바닥에서 유영하는 물건을 가져오고, 길바닥의 이미지에 의미를 부여하고, 길바닥의 관객을 향한다.

Installation view of 《Floating, Concrete》 © DOOSAN Gallery
《유영하는, 구체적인》전의 작가들은 길에서 우연히 마주한 대상과 장면에 정서적 공감을 하여 작업을 전개하고, 그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한다. 권용주는 도시에 버려진 부유한 물건들을 켜켜이 쌓아 구조를 만들고, 김동규는 도깨비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점의 회화에서 출발해 그 대상이 담고 있을 법한 구체적인 삶의 정서를 표현하고자 하고, 이우성은 길거리를 오고 가며 스쳐간 오늘의 장면을 천에 그려 거리로 가져나가 사람들에게 낯선 경험을 전해주려고 한다.
권용주의 〈폭포_트리클 다운〉은 낙수효과 이론으로 번역할 수 있는 미국의 경제정책이 한국에 채택되면서 생겨난 경제적 불균형의 가속화를 형상화한다. 이 시기에 남한에서는 폐지나 플라스틱 고철 따위의 재활용 폐기물을 수집해 생존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작가는 그들이 각자의 손수레 위에 주워모은 폐기물을 쌓아올리는 방식에 매료되었다.
권용주의 〈폭포_트리클 다운〉은 길바닥을 나뒹구는 쓰레기들의 엉성한 집합 위에 물을 쏟아붓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인공폭포이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뉴욕의 길거리에서 재활용 폐기물들을 조사하고 수집하여, 미국에서 수입한 경제이론과 그것이 한국에서 망가진 상황을 형상화한 폭포에 다시 뉴욕의 지역적 맥락을 부여한다.

Installation view of 《Floating, Concrete》 © DOOSAN Gallery
김동규의 ‘정념의 연대’ 연작은 작가가 서울 동묘 시장에서 구매한 앵포르멜 회화가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일까에 대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각도로 질문하고 상상한다. 〈탈출용 못걸이〉는 전체 연작의 인트로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정념의 연대’는 추상적으로 표현된 정념을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정념의 연대’ 회화 작품들의 일부를 재구성하는데, 추상적이고 국제적인 양식의 그림 아래에 구어의 한국어 문장들을 배치한다. 작가가 쓴 문장들은 개념으로 단순화될 수 없는 구체적인 삶의 국면들을 드러내고, 특정 어휘가 환기하는 섬세한 감각들을 일깨우고,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문장들이다.
이우성은 길거리를 오가며 만난 사람들과 장소,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려서 거리 곳곳에 걸어둔다. 그는 길에서 발견한 장면들을 그려 다시 길에 가져가 도시와 사람들에게 새로운 정서를 전달하고자 한다. 회화를 주된 매체로 다루는 이우성은 그림이 무엇인지 자신이 왜 그림을 그리는지에 대해 질문하며 미술 안에서만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뉴욕의 지하철, 빈 벽, 공터, 공원 등에 그림을 걸어두고, 도시와 그곳의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