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tual exhibition map of 《Between Particles and Waves》 © Between Particles and Waves

⟪비트윈 파티클즈 앤 웨이브즈(Between Particles and Waves)⟫는 전 세계 도시의 공공 공간에서 예술 활동을 해오고 있는 예술가들을 가상의 한 장소에 모은 최초의 전시다. 이 전시의 기획자이자, 유명 시각예술가 브래드 다우니(Brad Downey)와 얀 보만(Jan Vormann)은 마인크래프트 안에서 28,000,000×28,000,000×256블록 규모의 가상 공간을 만들었다.

마인크래프트에서 건축물을 짓는 과정은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오랜 기간 전시 공간을 시공하는 과정은 마인크래프트 유저 사이에서 잘 알려진 유튜버 서리(Surry)의 계정을 통해 공개되었다. 이 전시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에 액세스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관객이자 참여자다.

전시 기간중 미국, 러시아, 홍콩, 서울 등 각 도시에서 협력하고 있는 기관과  각 국가의 언어로 된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그중 베니스의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모스코바의 푸쉬킨 미술관, 시드니 현대미술관, 서울의 토탈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 관계자들이 협력하여 전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별 국가에 따라 투어 시간대와 투어 참여 방법은 상이하다.

이 전시에는 전 세계 9명의 참여작가가 각각의 작품의 아이디어, 기술, 내용과 형식이 독창적으로 적용된 작품을 가상세계 안에 구현했다.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한국 작가 양자주(Jazoo Yang)는 2015년 부산의 못골이라는 재개발지역의 한 주택에 했던 작업을 마인크래프트에서 부활시켰다. 주택의 전면을 엄지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지장으로 가득 채웠던 작업은 고스란히 새로 건축되어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유한한 작업의 새로운 맥락을 일깨운다.

애드 퓨엘(Add Fuel)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포르투갈의 시각예술가 디오고 마차도(Diogo Machado)는 마인크래프트의 공중에 입방체의 조각을 구현했다. 관객은 마인크래프트 상공을 날아다니며 이 조각을 모든 방향에서 조망 가능하다.

이 전시의 공동기획자이자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시각예술가 브래드 다우니(Brad Downey)는 2019년 7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조각을 목재로 제작했다. 이 조각은 그로부터 1년 뒤 2020년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방화 목표물이 되어 소실되었다. 브래드 다우니는 멜라니아 조각상을 청동으로 재제작해 다시 설치했다. 마인크래프트 안에서 다시 목재로 제작된 멜라니아 트럼프 조각상은 여전히 마인크래프트 안에서 방화에 노출되어 있다.

스페인의 시각예술가 옥타비 세라(Octavi Serra)는 모래도, 돼지도, 심지어 원형의 형태조차 네모의 입방체로 구성된 세계 안에서 시력 테스트를 하게 하는 작품을 구현했다. 마인크래프트의 입방체가 현실의 1미터에 해당한다고 했을 때, 옥타비의 작품 속 기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높이 40미터(입방체 40개), 너비 24미터(입방체 24개)의 벽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마인크래프트에서의 시력 테스트의 흥미로운 점은 거리와 시력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일생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무한한 입자(particles)와 물결(waves) 사이를 수 년간 머무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단순히 1과 0이 빠르게 깜박이는 것의 결과물을 보는 일에 불과하지만, 마인크래프트의 시스템 안에서는 공간의 모든 입방체가 사용자의 것이 된다.

마인크래프트 내의 세계에서는 모든 숲, 바다, 사막, 심지어 공기까지도 입방체로 되어 있다. 이렇게 두 기획자가 입방체로 전시 공간을 구축해온 지난 4개월 동안, 마인크래프트 내에서는 24년의 시간이 흘렀다. 관객이 선택과 결정을 주도할 수 있는 세계에서의 전시는 어떻게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