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you And i And you And i》 (KICHE, 2019) © GuNa

갤러리 기체는 구나 작가(b.1982)의 네 번째 개인전 《너와나와너와나》를 10월 31일부터 11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특정 심리상태와 연관되는 내면의 이미지들을 모티브 삼아 대상과 주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계, 즉 모호함 내지 불연속에 주목해왔다. 지난 전시 이후 2년만에 갖는 이번 개인전 역시 그런 작가적 관심의 연장선에서 회화, 공간설치, 드로잉 등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Installation view of 《you And i And you And i》 (KICHE, 2019) © GuNa

작가가 이번 작품들의 중심 소재로 선택하고 있는 것은 들이나 강의 풍경 나아가 주변 혹은 다른 작가 작품(권진규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등)의 인물들이다. 이들은 화면의 절제된 톤과 형태 안에서 경계 없이 하나로 이어진 듯하다가도, 끝내 엇갈리며 부조화한다. 절제된 회화적 효과는 무엇보다 대상과 형태의 선명함이 도드라진 전작들과 가장 대비되는 면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시장을 하나의 몸으로 가정해 위치시킨 공간설치 작업들은 기울어진 척추인 〈화이트 본〉과 척추의 뼛조각인 〈화이트 본 프롬 어드레스〉로 나눠진다. 그리고 이 역시 다른 작품들처럼 부분 또는 전체로 연결돼 보이지만, 결국 엇갈리고, 파편으로 흩어진다.

작업들 고유의 개별성은 작업 전반에 걸쳐 일정하게 유지된 채도와 표면을 물결처럼 처리한 방식이 의도하듯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져 분명한 방향을 지시한다. 다만 그럼에도 ‘분명한 지시’는 기대와 달리 손(언어)에 잡히지 않는다. 언어적(이성적) 틀 너머의 무엇이기 때문이다. 구나 작가 현재 작업의 처음도 끝도 바로 거기에 있다. 


GuNa, White bone from address, 2019,  Mixed media, 82x70cm © GuNa

“화이트블랙돌사이베이지오렌지두눈을 마주한다.
눈 그늘 아래 오렌지살구햇빛주름으로 시선을 흘리고
누구라 할 것 없이 우리는 물빛얼굴이 된다.

문득 병상위에 벽지가 우리의 얼굴과도 같았던 것 같다.
우리는 브라운그레이블루천과 한 몸과도 같이 포옹한다.

에머랄드베이지죽음… 꿈을 이어나가야지.
넘실거리는 화이트에머랄드블루바다, 바닷물과 포말이 흐려지고 다시금 선명해진다.
입에 담긴 잿빛오렌지올리브굴, 서둘러 삼켜야할까.

우리는 예전보다는 조금 휘어진 하얀뼈로 착장한다.
바닷물과 포말이 흐려지고 다시금 선명해지더니 뼛조각으로 변신한다.
“다시 두 눈을 마주하자.” 눈을 깜빡, 돌아갈 주소를 떠올리며 동시에 지워나간다.”

구나 작가 작업노트 中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