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Patho-〉, 2024, 인터랙티브 설치, 컴퓨터 6대, 센서 16개(또는 키넥트 센서 4개), 무대 조명 16개, 스피커 4개, 프로젝터 2대, 헤드폰 8개, 비닐봉지와 인형, 버려진 아이스크림 용기, 쌍안경, 종이비행기(신분증 사본), 부러진 골프채 2개, 낡은 벨트, 구형 TV, 서커스 뮤직박스, 알약과 주사기, 가짜 명품 핸드백, 건축 모형(주택), 택배 상자, 물 없는 어항, 작업화, 미니어처 가구, 오래된 바닥재 조각, 가변크기 © 박성준

〈파토– Patho-〉는 주관적/감정적 요소 혹은 격정이나 열정을 의미하는 ‘pathos(파토스)’의 어근에서 기인한다. 작품에서 인간의 감정과 심상을 일으키는 요소로 오브제, 빛, 사운드 그리고 인터랙티브 장치를 경험할 수 있는데, 관람자는 ‘공간적 몽타쥬’(뉴미디어의 언어 2014, 레브 마노비치)에 직접 참여하면서 각자의 내러티브, 장면과 정서를 상상하면서 자신의 존재,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과 사건이 교차되어 각자가 이끌어내는 서사 (narrative)를 구축하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간 관람객은 무대이자, 오브제를 위한 좌대 혹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단 위에 올라서서 블랙박스 바닥에 놓인 4 x 4 의 일정한 그리드에 맞춰 배열된 오브제를 접한다. 오브제 사이사이를 거닐며 센서에 반응한 사운드가 작동되고, 바닥에 놓인 일상적이고 친숙한 오브제 주변을 둘러보며 각자의 동선을 따르게 된다.

그에 따라 관람자는 단어와 사운드를 듣게 되는데, 단어와 그리고 일상 속 익숙한 사운드의 청각 정보는 장면과 스토리를 연상시키지만, 분절되고 파편화된 정보는 관람객들의 상상 속 이미지를 끊임없이 재조합 혹은 재구성하도록 만든다. 

이 작업은 하나의 이야기 이면서도 ‘움직임, 말, 텍스트, 그림자’라는 다양한 형태의 시어로 구성되는 일종의 ‘시적 구조’ 와도 닮아 있다. 매 동선마다 알고리즘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운드는 ‘반복’되며 ‘차이’를 생성하는 개념(『차이와 반복』, 2004, 질 들뢰즈)과 닿아 있는데, 이때 차이는 단순히 다름을 의미하기보다, 창조적 과정이 되어, 세계와 존재를 고정된 구조로 보기 보다는 끝임 없이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인 힘으로 경험하게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