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지구 조형학》, 2014.04.11 - 2014.04.30, 갤러리 정미소
2014.04.09
갤러리 정미소

Junebum Park, Making Incheon Terminal, 2011, Single-channel HD video, silent, 12 min © Junebum Park
체험적 현실과 사회적 작용 연관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인 동시에 체험적 현실과 사회적 작용 연관에 빠져드는 것이라는 예술의 이중적 성격은 미적현상에서 직접 나타난다. 미적현상은 미적인 것이자 사회적인 사실인 것이다. (아노르노의 『미학이론』 pp. 347~375)

Junebum Park, Making Gimpo Terminal, 2011, Single-channel HD video, silent, 13 min © Junebum Park
체험과 사회적 개입으로 일구어낸 문명과 비문명의 변증관계
자연과 문명의 관점에서 문명화는 인간이 일구어낸 최초의 반향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덧칠해진 개입의 시간성이 스스로 만들어낸 축척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공간양식이 사라지고 또 다른 형태의 집과 환경이 구축되는 것과 같이 자연적 현상 자체보다는 문명 즉, 인간의 개입을 통해 땅위에 건물과 도심을 이루는 상태 외에 물리적인 자연지형 및 인위적 수로 길내기(운하) 또는 막기(댐) 등의 다양한 형태의 문명화는 인류탄생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아직도 변화의 연속선상에 있다.
급격한 도시의 변화에 대한 관점 보다는 있는 현실에서의 잠시잠깐의 개입과 같이 드러나는 박준범 영상속의 손 퍼포먼스는 인간이 행위 한 토대위에 실천하지만 그 이면엔 또 인간이 개입될 수 없는 시점도 같이 포섭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공간과 도시가 그의 관심사로 주목받았다면, 지난 과거에 동시다발적으로 제작했던 여러 소품 영상작업을 비롯하여 도시뿐 아니라 지형의 변화와 이에 더해 마치 지구밖에 카메라를 두고 벌어지는 소동에 관해서도 다룬다.

Junebum Park, The Grand Canal Project of Australia, 2012-2014, Map, display case © Junebum Park
작품의 전시의 제목의 되었던 과거를 반추해 보고, 또 하나의 주제의식을 발전시켜 나아간 양상을 살펴 볼 때, 박준범 작가에게 항상 중요한 키워드는 스케일, 즉 척도였다. 따라서 커다란 도시의 영상을 마치 화면 안에 미니어쳐처럼 축소시키는가 하면, 실제로 작은 오브제를 실제 사이즈(Life size)까지 확대시키기도 한다.
또한 이와 더불어 카메라를 줌(Zoom in), 아웃(Zoom out) 하는 시선이 바로 느껴지는가 하면, 카메라의 높이가 마치 사람이 감안할 수 있는 높이 혹은 하늘구름위의 시선을 확보하다가도, 또 그 시점은 마치 지구밖에 서 촬영하고 있는 것 같은 개념을 펼쳐낸다.
대표적으로 〈호주대운하 계획〉의 시작부터 앞으로 잠정적으로 작업의 재료(소스)가 될 법한 〈서아프리카 고속도로 계획〉, 〈시베리아 대인공호 계획〉, 〈카스피해 대간척 계획〉 등이 그러한 예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문명화를 통한 여러 가지 방식이 개입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떠한 변화를 꾀하며, 또 어떠한 파급효과를 낳을 것인가에 대한 제시는 없다. 다만 이 이전에 벌어져 왔던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한 문명사에 기대어, 앞으로 일어나지 말아야할 혹은 일어날 법한 일들이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여기엔 그 어떤 정확하고 속 시원한 잣대는 없다. 단지 이 두 가지 사안을 두고 마치 동등한 무게의 덩어리가 저울질 할 것이고, 또 이에 따른 논쟁의 잔재만이 남을 뿐이다. 자연과 문명, 권력과 비 권력화, 제도와 비제도의 변증법적 관계를 두고 벌어지는 순환의 고리의 매듭을 끊어내는 것이 이 작업들을 순간 이해할 수 있는 코드로 작동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