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Strange Walkers》 © Leeum Museum of Art

리움미술관 M1 2층에서는 가상현실 작업의 가능성을 탐색해온 권하윤 작가의 VR 프로젝트 전시가 열리고 있다. 권하윤은 다양한 현대 기술을 매개로 한 예술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작가로, 가상현실에 기반한 영상 작업을 활발히 발표해온 작가다. 그는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모호한 시간과 공간 사이를 걸어가는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해왔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관람객들이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예술적 감흥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Hayoun Kwon, Strange Walkers, 2023, VR Installation, 10 x 8 x 3 m, approximately 5-10 min.

이 전시에서는 리움미술관의 대표적인 소장품이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단원 김홍도의 대표작 <군선도>를 오마주한 권하윤의 VR 신작 <이상한 행렬>을 선보인다. <군선도>에서 불려 나온 신선들과 인물들은 모호한 공간 속에서 느릿느릿 움직이는 듯이 보인다. 시간의 흐름이 멈춘 공간 속에서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움직임은 살아있는 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삶을 성찰하게 한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창조한 가상의 세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영원한 움직임에 동참하게 된다.

작품은 총 세 공간으로 나뉘어진다. 첫번째 공간에서는 어느 우주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을 듯한 별들의 행렬이 형상화되고, 곧 1940년대 유럽의 어느 공간에서 가난과 전쟁을 피해 길을 떠나는 피난민들로 변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군선도> 속 신선들로 변화하며, 이들은 다시 별들의 행렬로 전환되면서 첫 장면으로 돌아가게 된다. 관람객들은 시간과 공간이 바뀌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간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