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Willow Drum Oriole》 © Leeum Museum of Art

한국의 전통을 동시대 예술언어와 사회문화적 문맥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온 현대미술가 강서경의 개인전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가 리움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조각, 평면, 영상 등 작가의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 그리고 그 안에 각기 다른 존재들이 함께 모인 풍경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드러내고 더불어 사는 삶을 은유한다.

전시는 기존 연작에서 발전한 작업부터 신작에 이르기까지 총 130여 점을 폭넓게 소개한다. 기존의 작업 중에는 작가가 음의 높이와 길이를 기록한 조선시대 유량악보인 정간보에 영감받아 이를 소리와 움직임, 시간과 서사를 담아내는 개념적 틀로 재해석한 〈정井〉 연작을 비롯해, 조선시대 1인 궁중무인 '춘앵무'에서 춤을 추는 공간의 경계를 규정하는 ‘화문석’에 착안해 제작한 〈자리〉 연작 등이 전시된다.

작가가 새로이 제작한 작품군 또한 다수 선보인다. 〈아워스〉 연작은 원형의 자수 틀에 비단을 펼치고, 색을 입혀 그 둘레를 매듭으로 감싸 강서경 작업의 핵심 요소인 ‘시간성’을 담아낸다. 한편 미술관 로비에 상영되는 영상 작업 〈버들 북 꾀꼬리〉는 검은 공간 안에 작가의 다양한 작업을 펼쳐 보이며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계속되며, 오는 12월에는 조이 휘틀리(Zoe Whitley) 런던 치센헤일 갤러리 디렉터와 곽준영 리움미술관 전시기획실장이 작가와 함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하는 ‘너른 자리 토크’가 마련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