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Smiley Suicide》 © Night Gallery

신경진의 작업에서 시스템은 확립된 질서를 오용하기 위해 고안된다. 기술, 장치, 혹은 공식이 지닌 본래의 기능은 의도적인 오류와 오해를 발생시키는 비합리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사물, 절차, 혹은 작동 방식으로 전환된다.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바탕으로, 작가는 기술의 허점을 찾아내어 유동적인 정체성과 완전한 이해 및 지식의 불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블랙코미디의 성격을 띠는 퍼포먼스 비디오 〈웃으면서 자살하기〉에서 신경진의 몸과 얼굴은 서로 상반되는 가치, 의미, 감정이 만나는 장으로 기능한다. 작가는 스마일리 얼굴로 분장한 채, 휘핑크림 디스펜서에서 나오는 웃음가스(아산화질소)를 분사하는 장난감 총로 자신을 쏘는 몸짓을 반복한다.

어지럽고 환각적인 자아 상실의 상태와 웃음을 뒤섞으면서, 그는 웃음과 울음, 행복과 슬픔이라는 두 극단 사이의 스펙트럼을 환기한다. 웃음가스로 인해 유발되는 웃음은 뇌의 산소 부족에서 비롯되며, 이러한 감각적 쾌락과 생물학적 고통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스마일리(smiley)’는 웃는 인간의 얼굴을 도식화한 이미지로, 인간의 감정을 몇 개의 단순하고 유형화된 아이콘으로 분류하는 이모티콘의 일반적인 명칭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인간의 감정은 정돈된 도표라기보다 모순이 뒤엉킨 혼란스럽고 복잡한 덩어리에 가깝다. 영상의 마지막에서 노란 얼굴을 깨뜨림으로써, 아시아 여성인 신경진은 표준화되고 고정된 정체성을 부정하고자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