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Black Veil; This Tale Is Mine As Well》 © Soohoh Gallery

장보윤 작가는 사진 이미지들을 소재로 존재의 기억과 역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 초기에는 사진 매체에 매료되어 재현의 의미에 주목하였지만, 그 후에는 사진 이미지가 가지는 상실의 효과에 주목하였습니다. 

누군가의 오래된 두 권의 사진앨범을 감싸고 있는 인조가죽 커버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앨범을 꺼낼 때마다 부스러진 가죽 조각들이 테이블 위로 가루처럼 흩어지고  표면은 점점 더 심하게 벗겨지고 갈라지며, 한때 앨범과 그 안의 사진들을 보호하던 커버는 이제 본래의 기능을 잃고, 시간의 파편과 기억의 마모를 물질적으로 드러내는 잔해로 남아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신을 상실하고, 중심을 상실하고, 존재를 상실하고, 고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상실은 자연도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파괴된 환경은 자연의 상실을 의미합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오히려 정신적인 공허와 허무를 초래합니다. (뒤르켐의 아노미)

우리의 상실한 원형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예술입니다. 예술은 허물어진 삶의 의미를 회복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 장보윤 전시를 통해 상실, 삶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수호갤러리 장보윤 작가의 개인전 《블랙베일: 이건 내이야기이기도 해요》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두산갤러리 뉴욕은 2014년 11월 1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장보윤의 개인전 《밤에 익숙해지며》를 진행하고자 한다.  
  
장보윤은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획득한 타인의 사진을 매개로 타자와 자신의 공통된 기억과 경험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시각적 이미지와 언어로 재현해내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는 2011년 한국에서 진행되었던 동명의 전시를 수정보완한 것으로서, 어느 미국인으로부터 우연히 전해받은 사진앨범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40여개의 사진과 슬라이드 프로젝터 그리고 작가의 경험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에세이집을 전시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