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Survival in Fantasy》 (Kumho Museum of Art, 2022) © Kumho Museum of Art

“이번 전시는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해외 웹사이트를 구경하다 우연히 수집한 엽서 한 장으로부터 시작된 작업들로 구성했다.1984년도에 한국의 한 테마파크에서 영국으로 발송된 엽서로, 엽서의 발신자인 Jacky라는 인물이 묘사한 1984년도의 부곡하와이라는 테마파크는 만나본 적 없는 인물이 전해주는,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시간이자 가본적 없는 장소이다.

부곡하와이는 2017년에 폐업하였고 현재 그 부지와 시설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 나는 80년대의 부곡하와이를 경험했고 기억하는 인물들과의 인터뷰와 부곡에서의 답사 과정을 거치면서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동하고 생존했던 이들에 대해 주목했다.

전시 제목 ‘Survival in Fantasy'는 부곡이라는 한국의 한 마을에 '하와이'를 만들기 위해 바다 건너 온 외국인 댄서들과 열대식물들의 생존기를 뜻한다. 그리고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의 이상을 위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반추해보는 작업이자 전시이다.”

- 작가 인터뷰 중


Installation view of 《Survival in Fantasy》 (Kumho Museum of Art, 2022) © Kumho Museum of Art

최가영 작가는 타인의 기록과 디지털 이미지를 통한 시공간의 간접 경험을 ‘사생(寫生)'하듯 현장감을 상상하며 회화작업으로 옮긴다. 사진이나 영상, 글과 같은 기록물을 수집하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험은 우리가 ‘겪어 보지 않은' 혹은 ‘겪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비일상성에 대한 회화적 표현과 경험의 방법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 《Survival in Fantasy》는 1980년대에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 지어졌다가 지금은 폐업한 테마파크 ‘부곡하와이'를 소재로 한다. 당시 그곳에서 일했던 외국인 댄서 ‘J'가 1984년에 영국으로 보낸 엽서를 우연히 작가가 수집한 것을 발단으로, 여러 가지 기록물과 인터뷰, 답사를 바탕으로 이제는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장소에 대한 인상을 회화로 표현한다.

J가 보낸 엽서 앞면의 사진 이미지와 ‘한국의 하와이'라는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해 먼 타지에서 온 열대 식물들의 모습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화면 위를 스친 듯한 붓 자국은 부곡하와이의 실체를 넘어 시공간에 대한 잔상과 그리움을 나타낸다. 또한 실제 무대 위에 설치된 회화 작업은 관람객이 그 사이를 거닐 수 있도록 구성하여 이상적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무대 뒤편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