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휘황찬란》, 2014.07.10, 마나 컨템포러리 시카고
2014.07.09
마나 컨템포러리 시카고
Jiyoung
Yoon, Glorious Magnificent, 2014, Fabrics, cottons, paints,
white boards, metals, Dimensions Variable © Jiyoung
Yoon
마나
컨템포러리(Mana Contemporary) 건물은 이와 유사한 여타 건물들처럼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쳤다. 가장 최근에는 운송 및 보관 회사에서 예술가들의 스튜디오이자 현대 미술 센터로 탈바꿈했다. 이 건물은 벽돌과 모르타르로 이루어진 묵직하고 견고한 구조를 지니며, 주변에
다른 건물 없이 홀로 우뚝 서 있다. 외관은 변하지 않았고, 초기
입주자들의 흔적을 상징하는 라디오 타워는 여전히 원래의 기능을 기념하는 기념비처럼 남아 있다. 건물이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면, 아마도 연도가 아니라 그 안을 거쳐 간 거주자들의 시대를 기준으로 측정할
것이다. 건물의 구조는 예고 없이, 그리고 그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변화를 맞이한다. 새로운 입주자들이 들어설 때마다 건물의 목적과 의미는 변하고, 그들은 구조의 물질적 변화 속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윤지영은
새로운 장소, 언어, 공동체 속에서 이동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영속성에 대한 욕망을 탐구한다. 예술가로서 그녀의 커리어는 끊임없는 적응을 요구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형태로든 정착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개인전
《휘황찬란》에서 그녀는 착륙 혹은 하나의 장소와 목적을 찾는 개념을 제안하는 설치 작품과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동시에, 정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며 임시 거처에서 필요한 것을 발견하는 유목민적인 특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전시는 마나 컨템포러리 4층에 위치한 윤지영의 스튜디오에서 열리는데, 이 공간은 그녀가 새로운 스튜디오 건설을 기다리는 동안 임시로 사용하던 창고 공간이다. 여기서 그녀는 미래가 불확실한 공간 속에서 일시적인 안정감을 찾았지만, 이달
말 그녀가 이곳을 떠난 직후 건물은 철거될 예정이다. 이처럼 건물과 스튜디오가 불안정한 전환의 순간에
놓여 있듯이, 윤지영 자신도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
날짜인 7월 10일은 작가에게 두 가지 의미 있는 순간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날은 그녀의 서른 번째 생일이자 비자의 만료일이다.
이 두 사건—문화적으로 부여된 성인기의 경계선과 거주의 종료—은 그녀의 삶에서 피할 수 없고 결정적인 변화이며, 그녀가 시카고에서
예술가로서, 그리고 공동체의 일부로서 보낸 시간을 마무리하는 이정표가 된다. 이러한 변화의 순간을 기념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으로서, 《휘황찬란》의
작품들은 그녀가 미국에서 머무르며 남긴 잔여 물질들로 제작되었다. 과거 작업의 남은 재료를 재활용하여
새로운 형태로 변형한 뒤, 윤지영은 이 오브제들을 자신이 떠나야 하는 공동체에 대한 이별의 선물로 제시한다. 이는 물리적으로 변형된 오브제들이 새로운 곳에서 자리 잡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방식이기도 하다. 《휘황찬란》은 7월 10일
마나 컨템포러리 4층의 창고 공간에서 열리지만, 7월 11일부터는 가장 유목적인 형태인 온라인 이미지로만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