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Hysteric C》 (Diskurs Berlin, 2020) © Hana Yoo 

전시 《히스테릭 C》는 러시아 농업식품부가 발표한 「모스크바 인근 농장의 소를 위한 가상현실 테스트(Virtual Reality test for cows on farms near Moscow)」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출발했다. 이 기사는 한 낙농장에서 진행된 실험을 설명하는데, 맞춤형 VR 헤드셋을 착용한 소들에게 평화로운 초원의 가상 이미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 기사는 VR 실험이 소의 불안을 줄였으며, 우유 생산량 증가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암시한다.

인간과 동물의 복지를 위해 기술 장치를 활용하는 일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다. 예를 들어 소에게는 우유와 고기 생산이, 인간에게는 삶의 질 향상이 그 목적이 된다. 그러나 과학 실험에서의 주체-객체 관계는 정치 체계와 사람들 사이의 역학과 강한 유사성을 가진다. 유토피아적 이미지를 제시하면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 정신 건강에 대한 주권적 통제, 그리고 여성의 재생산 노동이 자본주의를 위한 궁극적 촉매가 되는 구조가 그것이다.

Hana Yoo, Splendour in the Grass, 2020, Single-channel video, 4K, color, stereo, 17min 17sec. © Hana Yoo

시점을 바꾸고 시각적 지각의 경계를 넘어가려는 시도는 VR과 같은 기술을 통해 구현되어 왔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개인의 경험과 환경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심리적 함의를 전체적으로 고려하지 못하는 수많은 한계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자아라는 관념을 우회하면서 어떻게 복잡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린이 이야기와 신화 속 인간-동물 변신에서 영감을 받은 《히스테릭 C》는 비인간을 극도로 과장된 의인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를 통해 인간의 위치를 드러내고 지각을 확장하는 동시에 그 한계와 마주한다.

유하나는 인공성의 본질과 그것의 정치적 얽힘, 그리고 기술 장치로부터 파생되는 변형된 정신 상태를 탐구하는 실험 비디오와 영화를 작업한다. 그는 자연의 재현 이미지와 신체들의 상호 관계를 다루며, 이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엮어낸다. 그의 작업은 포토뮤지엄(빈터투어, 스위스), 유러피언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EMAF), 카이로 비디오 페스티벌(카이로, 이집트) 등 여러 미술관과 페스티벌에서 소개된 바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