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사자굴 [Sajagul]—Then, out of the Den》, 2022.04.16 – 2022.06.04, Make Room (로스앤젤레스, 미국)
2022.04.16
Make Room (로스앤젤레스, 미국)

《사자굴 [Sajagul] — Then, out of the Den》 전시 전경(Make Room, 2022) ©아침 김조은
메이크 룸 로스앤젤레스는 뉴욕 기반 작가 김조은의 새로운 프로젝트 《사자굴
[Sajagul]—Then, out of the Den》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할리우드에
위치한 Make Room 로스앤젤레스 갤러리 공간과 야외 정원을 아우르는 설치로, 작가의 서부 해안 첫 개인전이다. 전시 오프닝은 4월 16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열리며, 전시는 6월 4일까지 이어진다.
《사자굴》에서 김조은은 자신의 기억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 이 게임에서 그녀의
말(言)은 동시에 게임 말(駒)이 된다. 언어와 기억을 매개로 시각적 기억의 정확성을 시험하고, 그것을 현실의 경계까지 밀어붙여 결국 상상력으로 변형시킨다. 드로잉과
회화를 통해 김조은은 언어를 시각화한다. 작가는 이 게임의 개념과 어린 시절의 이해 방식을 영화, 기억 궁전, 집단 기억, 청각
및 시각 환각, 정신적 혼란, 환상, 퇴마, 부채, 성서적
비유, 한국 설화와 시, 그리고 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자굴(Sajagul)은
말 그대로 ‘사자의 굴’을 의미한다. 나는 기억과 언어의 번역을 장면을 구성하는 기둥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사자’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이 번역될 수 있다.
한 사자가 집안을 어슬렁거렸다
→ 사자(獅子)가 집안을 어슬렁거렸다
→ 사자(死者)가 집안을 어슬렁거렸다”

아침 김조은, 〈Deliver her— Like a Thief in the Night. We Heard of Lions, Above a
Herd of Pianos.〉, 2022, 비단 위에 아교에 현탁한 광물 및 토양 안료, 정제된 송연묵, 인디고 염료, 목탄, 흑연, 분필, 화이트골드
리프, 88.9x66x0.6cm ©아침 김조은
작가는 이를 영화 『쥬만지』(1995)의 한 장면과 연결한다. 영화 속에서 사자가 등장해 피아노 위를 지나가며 소음을 내는 장면에서 언니는 동생에게 말한다. “진짜가 아니야, 피터. 환각이야.” 이 장면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부재와 피아노 가게 위에서 살던 시기의 불가사의한 경험과 겹쳐진다. 어린 시절 이 ‘게임’의
개념은 가족이 위기를 견디는 방법이었고, 할리우드 영화의 해피엔딩처럼 결국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리라는
믿음을 주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 시기를 그리기 위해 작가는 먼저 공간을 그렸다. 건축적 디테일부터 특정 사물까지 하나하나 묘사한 뒤, 그 공간 속으로
가족을 다시 불러들여 기억을 재검토하고 대면한다.

아침 김조은, 〈Doubt The Hands (The Debt Collector Seeks the Father Through a Milk
Delivery Hole)〉, 2022, 비단 위에 아교에 현탁한 광물 및 토양 안료, 정제된 송연묵, 목탄, 흑연, 분필, 88.9x127x3.2cm ©아침 김조은
《사자굴》 연작은 김조은 특유의 회화 기법과 깊이 연결된다. 작가는 기억을 기반으로
여러 시점에서 장면을 그리며, 사물과 인물, 공간이 서로
투명하게 겹쳐 보이도록 묘사한다. 토양 안료와 광물 안료의 질감은 작가의 입체 시각 장애에서 비롯된
시각적 효과에 독특한 물성을 더한다. 또한 작가는 동아시아 비단 회화 전통을 연구하면서 다양한 직물, 유기 안료, 접착 방식과 배접 방식을 실험한다. 두 개의 이미지가 겹쳐진 이중 구조 회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비단의 투명성을 넘어 자신의 붓질 자체의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가는 처음으로
린넨 위에 흡수성 바탕을 만들어 작업하기도 했다. 가루 비단과 운모를 이용해 수성 바탕을 직접 제작하고, 카제인 템페라, 에그 템페라, 수채, 디스템퍼 등을 혼합해 사용했다. 작가가 수성 재료에 끌리는 이유는
투명한 레이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며, 기억을 잊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디테일을 그려 넣고자 하는
강박적인 욕망 때문이기도 하다.
전시의 마지막 단계에서 김조은은 회화, 동판화,
텍스트, 사운드, 오브제를 함께 배치해 시청각
에세이 형식의 설치를 완성한다. 기억과 언어, 어린 시절의
심리를 탐구하는 《사자굴—Then, out of the Den》은 김조은이 자신의 예술적 역량이 가장
강하게 발휘된 지점에서 선보이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