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Pounding The Pavement》 © Galería Pelaires

Galería Pelaires는 런던 기반 미술사가이자 작가, 큐레이터인 헥터 캠벨(Hector Campbell)이 기획한 단체전 《Pounding The Pavement》을 선보인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0명의 회화 작가가 참여하며, 이들 중 대다수는 이번이 스페인 첫 전시이다. 본 전시는 활기찬 예술 생태계를 조망하는 서베이 성격을 지닌다.
 
전시 제목의 관용적 표현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문자 그대로는 캠벨이 런던 미술 현장을 끈질기게 방문하고 기록하며 새로운 인재를 탐색해온 행위를 가리킨다. 은유적으로는 회화 실천이나 창작 경력과 같은 목표를 향한 부단하고 결연한 추구를 의미한다. 이는 종종 고되고 고독하며 쉽게 보상을 얻기 어려운 과정이다. 참여 작가들은 동료들과의 연대 속에서 회화적 완성도를 향한 지속적 헌신을 보여주었으며, 본 전시는 상호 연결된 창작 공동체의 중요성과 예술적 우정, 사회적 네트워크를 조명한다.
 
리디아 블레이클리(Lydia Blakeley)와 최민영은 2018년 웨스트 런던 Arthill Gallery에서 열린 캠벨의 초기 기획전 《Young London Painters》에 함께 참여한 바 있다. 블레이클리는 리즈 칼리지 오브 아트(BFA, 2016)와 골드스미스(MFA, 2019) 졸업생으로, 영국 특유의 괴짜성, 의례성, 문화적 정체성을 탐구한다. 그녀의 이전 작업에는 도그 쇼, 경마 행사, 셀러브리티 셰프, 교외 스트리트웨어 등이 등장한다. 한편 서울대학교 미술대학(BFA, 2010; MFA, 2013)과 슬레이드 미술학교(MFA, 2017)를 졸업한 최민영은 종종 과장된 크기의 의인화된 동물들이 등장하는 기묘한 초현실적 장면을 창조한다. 각각의 장면에는 시적 감수성과 정교한 조명 감각이 반영된 상상적 서사가 깃들어 있다.

Installation view of 《Pounding The Pavement》 © Galería Pelaires

찰리 빌링햄(Charlie Billingham), 루이스 브랜더(Lewis Brander), 나탈리아 곤살레스 마르틴(Natalia González Martín), 조지 루이(George Rouy)는 모두 2019년 캠벨이 공동 설립한 남런던 데프포드 소재 아티스트 주도 공간 Collective Ending과 협업해왔다. 빌링햄은 에든버러 대학교 및 에든버러 예술대학(MA Joint Honours, 2008), 로열 아카데미 스쿨(Postgraduate Diploma, 2013) 졸업생으로, 조지아·리젠시 시대 풍자 판화를 재해석하여 21세기적 맥락으로 재구성한다.

브랜더는 골드스미스(BFA, 2018) 졸업생으로, 무너지는 그리스식 기둥, 휴식 중인 연인, 무기력한 런던과 아테네의 하늘 등을 통해 사라지는 기억과 감상성을 탐구한다. 곤살레스 마르틴은 City & Guilds of London Art School(BFA, 2017) 졸업생으로, 희석된 유화를 목판 위에 얇게 겹쳐 바르며, 개인적 사진, 인터넷 이미지, 종교적 도상을 결합한 여성 인물을 그린다. 루이는 캠버웰 칼리지 오브 아트(BFA, 2015) 졸업생으로, 누드의 전통과 동시대 젠더·섹슈얼리티·신체 담론을 결합한다.
 
벤저민 스피어스(Benjamin Spiers)는 팰머스 대학교(1991)와 골드스미스(1992) 졸업생으로, 초현실주의, 추상, 큐비즘을 넘나들며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환상을 드러낸다. 그의 인물들은 비전형적 외형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며 마법과 신비가 뒤틀린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그는 City & Guilds of London Art School 재직 시 브랜더, 곤살레스 마르틴, 올리 엡(Oli Epp)을 가르쳤다. 엡은 동시대 소비문화, 기술·소셜미디어와의 관계, 21세기 정체성 중심 사회의 비극적 희극성을 반영한 캐리커처를 제작한다. 캠벨은 2018년 엡과 큐레이터 Aindrea Emelife가 공동 설립한 The Plop Residency의 멘토로 활동하며, 국제 작가들에게 스튜디오와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체를 지원해왔다.

Installation view of 《Pounding The Pavement》 © Galería Pelaires

2019년 캠벨은 런던 Public Gallery에서 열린 엠마 파인먼(Emma Fineman)의 개인전을 계기로 대담 행사를 개최했다. 파인먼은 메릴랜드 인스티튜트 칼리지 오브 아트(BFA, 2013)와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MFA, 2018) 졸업생으로, 두꺼운 임파스토 속에서 인물이 떠오르는 회화를 제작한다. 짧고 날카로운 붓질과 제스처적 색면이 결합된 화면은 추상에 가까운 긴장감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고리 모라(Gori Mora)는 바르셀로나 대학교(BFA, 2015)와 글래스고 예술학교(MFA, 2018) 졸업생으로, 지난 7년간 퍼스펙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독자적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이는 일상 속을 지배하는 디지털 스크린을 재현하고 복제하기 위한 시도이다. 캠벨은 Pelaires에서 출간 예정인 모라의 첫 모노그래프에 에세이를 기고했으며, 그 글은 남성 신체를 애정의 대상이자 욕망의 장치로 제시하는 그의 시선을 분석한다. 이는 동시대 문화에서 과소평가되거나 회피되어 온 시선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