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he Painted Room》 © GRIMM Gallery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캐롤라인 워커(Caroline Walker)가 기획한 《The Painted Room》은 각기 다른 독창적인 스타일을 통해 ‘실내(internal/interior)’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영국 기반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본 전시는 가정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극적인 긴장의 순간들, 향수에 젖은 고요한 장면들, 그리고 닫힌 문 뒤의 삶을 제스처적이고 인상주의적으로 재현한 이미지들을 아우른다. 가정 공간과 작업 현장에서 과소평가되어 온 여성 노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온 워커는 자신의 작업과 공명하는 작가들을 선별하여, 동시대 회화에서 실내 공간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새로운 대화를 형성한다.


Installation view of 《The Painted Room》 © GRIMM Gallery

본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실내라는 폭넓은 주제를 각기 다른 회화적 접근과 개별적 창작 언어로 풀어낸다. 안나 프리먼 벤틀리(Anna Freeman Bentley), 마이크 실바(Mike Silva), 캐롤라인 워커(Caroline Walker), 엘레나 리베라-몬타네스(Elena Rivera-Montanes)는 자연주의적으로 관찰된 공간을 그려내는 반면, 가레스 캐드월러(Gareth Cadwallader)는 고도로 구성되고 치밀하게 실행된 실내 장면을 선보인다.
 
닉 고스(Nick Goss), 최민영(Minyoung Choi), 앤드류 크랜스턴(Andrew Cranston), 세스 필립스(Cece Philips), 헤티 이니스(Hettie Inniss)가 창조한 공간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 이들은 사실주의적 요소를 활용하면서도, 기억과 상상에서 물질화된 듯한 장면을 구현한다.


Installation view of 《The Painted Room》 © GRIMM Gallery

워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회화들은 실내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것은 바깥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피난처이자, 그 안에 놓인 사물들을 통해 기억과 갈망이 머무는 개인적 공간이며, 혹은 구성된 현실의 장소일 수 있다.”
 
전시에 등장하는 실내는 사적인 가정 장면에서부터 한때 주택이었던 미술관 내부에 설치된 영화 세트, 카페 내부, 그리고 특정 장소로 규정하기 어려운 공간들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일부는 구체적 장소라기보다 ‘실내’라는 개념 자체를 암시한다. 그러나 이들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일상성이다. 일상의 사물과 삶의 흔적을 품은 실내를 회화로 포착하는 목적은 기록, 고양, 서사 부여, 혹은 우리가 이러한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형하는 데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