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 같은 것》 전시 전경(캡션 서울, 2025) ©캡션 서울

황예지 개인전 《수프 같은 것》은 루마니아 출신 작가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소설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에서 시작되었다. 폴렌타와 유동식, 국처럼 익숙한 음식의 회한에서 출발해 작가가 수집해온 감정과 기록들, 그리고 한 여성 작가의 흔적을 따라가는 전시다. 


《수프 같은 것》 전시 전경(캡션 서울, 2025) ©캡션 서울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스위스 취리히로 향해 페터라니의 묘역에 직접 찾아가고, 스위스 문학 보관소에서 그녀의 사진과 미공개 원고들을 열람했다. 이러한 여정의 한가운데에서 포착한 이미지들과, 그 앞뒤에 쌓인 사유들을 기록하며, 한 여성 예술가의 자취와 정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이어 썼다.


《수프 같은 것》 전시 전경(캡션 서울, 2025) ©캡션 서울

전시는 일상과 여행의 파편들, 잔존하여 걸러진 장면들, 음식과 글쓰기의 흔적을 모아 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여성적 행위’라는 이유로 사소하게 취급되어온 것들(요리, 돌봄, 기록, 자기고백)을 전유하고, 이를 저항적 도구로 옮긴다. 사진과 텍스트, 음식과 아카이브가 연결되는 《수프 같은 것》에서 작가는 ‘애도하기’의 연습 과정과, 보잘것없이 여겨졌던—그러나 결코 사소하지 않은—역사의 방향을 비틀어보는 사유와 실천을 펼쳐 보인다. 전시 기간 중 무빙이미지 커뮤니티 ‘소리그림’과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되며, 전시 종료 후에는 동명의 사진집이 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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