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Perceptual Mirror-II〉, 2003, 복합 매체, 230 x 350 x 240 cm © 홍성철

2003년의 첫 전시 《아이·유·어스 I∙you∙us》는 ‘자아ego’를 주제로 한 그룹전이다. 6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14명의 참여 작가들은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내었다. 자화상은 흔히 정면의 얼굴을 중점적으로 그리는 장르로 인식되기 쉽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이 보여주는 자화상은 그 표현 양상이 다양하다.
 
고뇌하는 예술가의 심오한 모습을 그린 김차섭과 극사실적인 묘사로 작가 근성을 표현한 김홍주의 자화상에선 작가가 지닌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을 읽을 수 있다. 자화상의 색다른 시도로는 집단을 포함시킨 권여현의 〈최후의 만찬〉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 〈최후의 만찬〉을 차용하여 원본에 작가 자신의 상황을 대입하여 수정을 더했다.

예수의 얼굴은 작가의 자화상으로 대체되고 그를 중심으로 양 쪽에 앉아있는 12명의 사도들은 실제 권여현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 12명이다. ‘나, 너, 우리’라는 제목이 함축하듯 《아이·유·어스 I∙you∙us》에서 선보이는 자화상들은 자신의 모습뿐 아니라 ‘나’를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인 타인과 사회 공동체를 반영하여 단조로운 증명 사진 형식과 달리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경쾌하고 기발한 얼굴부터 충격적이고 역겨운, 공포스럽고 어두운 얼굴까지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풍요로운 예술적 표현들을 만나볼 수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