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ugh the Lines》 포스터 © 아뜰리에 키마

홍성철 작가는 우리의 삶에 내재되어 있는 존재론적 불완전성으로부터 기인하는 ‘불안(anxiety)’에 주목해 왔다. 더욱이 그는 불안을 인간의 실존적 조건으로서 포용할 뿐 아니라 역동적 삶을 추동하는 주요한 원동력으로 파악한다. 작가의 이런 관점들은 전형적인 조각 작업뿐만 아니라 줄, 영상,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여러 매체와 형식을 통해 총체적이면서도, 일관되게 표출되어 왔다.
 
최근에는 이미지가 전사된 무수한 줄들을 금속 프레임안에 배열하여 벽면에 설치되는 작업들과, 이미지를 줄대신에 알루미늄 재질의 육각의 작은 유닛들에 전사한 후에 엮어낸 봉들이 중첩되어 형상을 이루며 공중에 매달려있는 공간 설치 작업을 해오고 있다.


홍성철, 〈String_Mirror_hands〉, 2022, 복합 매체, 178 x 100 x 20 cm, 162 x 114 x 17 cm © 홍성철

전자의 작업들은 철로 만든 프레임의 위아래에 구멍을 뚫고 그 사이에 가느다란 탄성줄 수백 개를 연결한 후, 신체의 부분들 특히 손을 찍은 사진 이미지를 줄 하나하나에 전사하여 엮은 것이다. 후자의 설치작업은 구현되는 형식은 비슷하지만 프레임없이 유닛들이 세포가 증식하듯 연결되어 스스로 구조를 이루고 건축적으로 결합하여 스스로 독립적인 구조를 이루는 작품이다. 수많은 픽셀들이 모여 전체 이미지를 구성하는 디지털적 이미지의 구현방식과 유사한 원리이다.
 
이 두 작업 모두에서 우리 인체부위 중 손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인간의 오감 중 촉각, 즉 손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직접적인 지각방식이지만, 작품에 나타나는 손은 만질 수 없고 눈으로만 보아야 하는 존재로서 소통의 부재를 의미한다. 또한 작품 속 손의 이미지는 멀리서 볼 때는 확연한 실루엣으로 드러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볼수록 여러 겹의 레이어들이 중첩되면서 형체를 분간할 수 없고 설치된 라인들의 떨림으로 인해 묘한 감정의 울림을 전한다.

이는 자아의 분열 및 분열된 자아들 사이에 나타나는 소통의 문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착시 현상은 실체를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나’라는 실체의 의미는 그 자체로 닫혀 질 수 없으며 끊임없이 지연되고 연기될 뿐 궁극적인 실체와 의미는 끝내 붙잡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작가의 실존적 고백을 반영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