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Resonant Chamber》 © Art Space Hyeong

Touchless Yet Touched
글: 김은희
 
우리는 감각의 흐름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시각과 청각, 신체와 비신체의 영역은 긴밀히 교차하며 우리의 경험을 형성한다. 이번 전시 《Resonant Chamber》는 시각, 청각, 그리고 신체적 경험이 교차하고 공명하는 실험적 공간을 제안한다.

임동현은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한 특정 소리를 시각적 형상으로 변환한다. 그는 소리의 특징, 이를테면, 소리 가 가진 질감과 형상 등을 추적하여 새로운 청각 경험으로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오브제는 단순 히 소리의 기록이 아니라, 새로운 소리를 생성하는 악기로 작동한다. 청각적 경험이 시각적 형태로 나타나고, 다시 청각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은 하나의 순환적 연쇄작용으로,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연과도 같다. 이러한 작업은 감각의 전환을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감각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인터페이스를 구 축한다.

윤대원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접촉’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그의 작업은 원격 이미지를 통해 관객이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체험을 가능케 하며, 신체와 비신체가 혼 재하는 공간을 창출한다. 이러한 공간에서 관객은 단순히 관찰자가 아닌, 공존과 접촉의 순간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그는 이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신체와 감각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며, 감각의 초월적 연결과 확장을 제시한다.

임동현의 오브제에서 울리는 소리는 윤대원의 디지털 신체와 만나 새로운 공명 구조를 형성한다. 이들은 시 각과 청각, 신체와 비신체의 경계를 허물며 감각의 전환과 교차를 실험한다. 이러한 실험은 우리의 감각 기관 이 본래 가진 기능을 새롭게 조명하고, 우리가 세상을 느끼고 이해하는 방식을 재고하게 만든다. 그러한 감각적 인터페이스는 단순한 작품의 도구를 넘어, 감각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실험의 장으로 기능한다. 소리와 형상의 순환적 관계는 청각과 시각의 경계를 허물고, 실재와 가상의 접촉은 신체와 비신체의 관계를 새롭게 정 의한다. 이들의 탐구는 전시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만의 감각적 연결을 만들어내도록 한다.

《Resonant Chamber》는 물리적, 정서적, 개념적 공명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공간에 서있는 관객 자신이 인터페이스의 일부로서 참여하도록 이끈다.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유한 파장과 주파수를 발 산하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때문에 두 물건이, 두 사람이, 두 세계가 만나면 진동이 인다. 우리의 감각은 이들 사이의 파장을 만들어내며, 그 파장은 새로운 에너지의 장을 창출한다. 즉, 전시는 감각이 단순한 자극의 수용이 아닌, 우리의 몸과 마음, 실재와 가상, 시각과 청각의 경계를 초월하는 통합적 과정임을 제시한다.

혼자서는 감각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 감각하고 느끼는 것은 결국 타자와의 만남이며, 다른 존재를 통과하는 과정이다. 접촉은 다른 것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 속에서 새로운 연결을 이루며 공명을 찾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마치 심포니에서 각 악기가 고유한 음색을 유지하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는 것처럼, 자신을 열어 타인과 하나가 되는 경험,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역동적 사건과도 같다.

소리와 형상의 순환적 연쇄작용을 통해 감각의 경계를 확장하고, 가상과 현실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 감각적 체계를 제안하는 전시는 공명을 이루며 감각적 경험을 넘어선 존재의 울림을 전달한다. 그렇게 진동을, 공기를, 바람을,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인지해 본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아마도 지금 여기,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