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Plan-t: Peeking into the Nest》 © Space Mirage

예술가의 리서치는 거듭해서 실패하기를 전제한다. 특히, 자연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은 다학제적 연구에서도, 다성적 공동체를 구성함에 있어서도 결국에 가 닿는 곳은 '인공자연'임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천하고, 실행한다.

《플랜-t: 둥지 엿보기》에서 김그림, 신디하는 여러 가지 '보는' 행위를 함의하고 있는 엿보기를 실천한다. 사실을 바탕으로 미루어 보거나, 온 마음을 쏟아 눈여겨 보거나, 숨어서 보거나, 어찌 됐든 보는 주체를 슬쩍 숨기면서 그 자신의 궁금증과 욕망이 숨겨질 거라 믿으며 더 다가서고 배우기 위해 '엿보기'를 시도한다.

이들은 새의 둥지를, 타자의 공간을, 서로의 안식처를 엿보아 온 것들을 미라주에 모으고 쌓아서 견고한 공간에 틈을 내어 새로운 둥지 짓기를 계획해 본다. 이 계획은 완전한 미래를 위한 설계도의 완성이 아니라 두 예술가와 다른 존재의 마주침, 호기심과 애정, 기대고 뭉치기 위한 지점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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