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I’ve Gone To Look For America》 © Murmurs

1989년, 장 보드리야르는 다음과 같이 썼다. “아메리카는 기원의 문제를 회피한다. 그곳은 어떤 기원이나 신화적 진정성을 가꾸지 않으며, 과거도 없고 창립의 진실도 없다… 그러나 이는 중요하지 않다 — 아메리카는 정체성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Installation view of 《I’ve Gone To Look For America》 © Murmurs

《I’ve Gone To Look For America》는 미국적 정체성의 중심에 놓인 역설을 질문한다. 이 그룹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모두 ‘아메리카(니즘)’의 환상적 성격을 누구보다 깊이 체감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나라의 본질을 찾아 나섰지만, 그 여정에서 마주한 것은 오히려 그들의 소속을 가로막는 장벽들이었다 — 과도하게 부풀려진 애국심의 망령, ‘미국인이 되어간다’는 과정에 뿌리박힌 세뇌적 구조, 그리고 미국 사회 일상 아래 잠재한 폭력의 위협 등이 그것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미국이라는 개념만큼이나 광대하고 다양한 형식을 갖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존재한다. 바로 화해와 수용 — 실현되지 못한 약속들과 대면하며, 그 실패의 현실을 통해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더 도달 가능하며, 더 강인한 어떤 아름다움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드러낸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