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뉴: 기억하기, 회억하기, 깨어나기》 (2024, 애비뉴 프라자) 전시 전경 © 조은시

프로젝트 SPOT-light에 참여하는 일군의 작가들은, 일산 어딘가의 쇠한 주상복합 상가 ‘에비뉴’에서 그 보편의 인간적 삶을 감지한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야기된 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찾는 발길이 어지간히 줄어든 그 공허한 아케이드 건축물의 안팎에서, 이들은 여전히 ‘스스로를 열어젖히며 피어나는’ 모든 것을, 그러한 모습으로 그들 자신에게 환하게 다가오는 인간적 삶과 그것의 터전으로서의 공간 자체의 역사를 감지한다.

그와 같이 미묘한 감각을 바탕으로, 이들 작가들은 저마다의 작품을 ‘스포트라이트’ 삼아 삭막한 그 빈 터를 비춘다. 그 쓸쓸한 터, ‘에비뉴’의 안팎에 환한 조명을 집중시킨다. 이로 말미암아 얼마간 미미하게 감지될 뿐이었던 공간의 그 역사와 인간적 삶이, 비로소, 이들 작가들을 포함한 오늘날의 우리 모두에게 명료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토록 환히 밝혀진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우리와 ‘에비뉴’는 못다 한 대화를 마침내 다시 이어간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