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 Space 413

《a fist is a fist is a fist》는 두 번의 퍼포먼스와 전시로 이어지는 시리즈 프로젝트(serial project)로 작가의 지난 작업 과정과 같이 몸의 선단이자 다층의 사회적 함의를 가진 ‘주먹’에 집중한다. ‘주먹’은 쥐는 손의 모양, 만나는 장소, 접두사의 속성에 따라 그 성질이 극화되거나 격변한다. 관절들이 구부러지고 엉키는 공간, 각기 다른 손가락들이 지시하는 방향을 한곳으로 모으는 광장으로 기능한다. 프로젝트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곳에 대문자는 없다. 특정한 손이 만든 악력을 진리로 보지 않는다. 모든 손의 기억들은 선험적이며 동시에 경험적이게 된다.

Installation view © Space 413

두 번의 퍼포먼스 이후 잔재들은 문래의 외딴 공장을 리노베이션한 공간사일삼에서 모인다. 공간은 지난 사건의 흔적을 기록하듯 담대하게 낯선 구조를 띄고 있다. 이곳에서 전시는 지난 퍼포먼스의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 자국과 파편을 남긴다.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는 두 개의 질문을 생산했다.

- 하나의 웅덩이로 모인 우리는 어떤 잡음을 내며 응결하는가. 응결된 집합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 궤를 이탈한 물줄기들은 어디로 향할까. 흡수를 면피한 촉촉한 감각들은 결국 아포리아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까.
 
거대 질문을 뱉어내는 과정으로 작가와 기획자는 일종의 서사 만들기의 방법론으로 접근했다. ‘주체성'을 가지는 물줄기의 캐릭터들은 각자 극화된 특성을 가진 듯 보이나 결국은 하나의 웅덩이로 흐르기도 했으며, 동일한 시간과 비정제된 통일성을 겪으며 다른 방향으로 발화한다. 응결-발화의 도착은 끊임없는 이동과 개별적 욕망 그사이에 발생된 잔재와 파편, 해체 가능성과 원초적인 정복 시도를 끌어온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