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시대》 포스터 © 서울시립미술관

이 전시는 작가들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된 새로운 창조물이자 기괴한 생명체,‘괴물’을 둘러싼 현대미술의 갖가지 다양한 해석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괴물은 고금을 막론하고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꾸준히 탄생되어 왔다. 예술가들은 현 세계와 한 개인의 가치관의 충돌이 빚어내는 불협화음이라든지 기존의 합리적 질서와 체계에 대한 거부와 위반, 그리고 개인 내면의 본질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 간의 코드의 불일치 등 더블코드의 이중성을 ‘괴물’이라는 메타포를 내세워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

급변하는 현 시대의 복잡하고 다양한 미술 경향을 읽어내는 숨겨진 코드 중 하나가 바로 ‘불협화음(Dissonance)’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시대의 ‘괴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 21명의 작가들은 괴물로 외화된 ‘불협화음적인 시선 Dissonant Visions’ 을 통하여 하나의 공통분모로 묶일 수 있다.


지용호, 〈Jaguar 5〉, 2009 © 지용호

괴물(monster)이라는 말은 라틴어 ‘가리키다(monstrare)’와 ‘경고하다(monere)’에서 비롯되었다.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괴물은 19세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추하거나 공포스러운 것이라기 보다는, 악덕·광기·비이성·위반 등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일탈을 공중 앞에 드러내 보여 경고로 삼아야 하는 사람을 의미했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화(culture)와 기술(art)이 만들어 낸 근대의 지식의 산물인 괴물은 모두 당대의 역사적 맥락에서 타자로 표상된 존재라는 특성을 지닌다. 어떤 것이 선이고, 어떤 것이 괴물로 표현되어야 할 악인지 판단하기 점점 어려운 시대가 되어감에 따라, 괴물성은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잃은 인간성의 혼란한 이미지를 나타내게 되었다.
 
현대사회의 재앙적 현실과 미래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과 더불어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세계 속에서 기존의 합리적 질서와 가치는 혼미를 거듭한다. 현대 미술에서 다양하게 표상되는 괴물의 형상을 통하여 우리들 현대인의 내면 깊이 존재하는 비인간적 야만성을 성찰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