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 Plan X gallery

밀라노에 위치한 Plan X gallery에서 다재다능한 예술가 안태원의 첫 번째 이탈리아 개인전 《Liminal Room》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물리적 현실과 디지털 현실 사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현상을 강렬하게 탐구한다. 디지털 시대를 항해하는 안태원은 이미지 창작과 소비의 역동성을 탐구하며,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에 놓인 세대의 본질을 포착한다. 안태원의 작업은 디지털 시각 언어에 대한 광범위한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독특한 감수성을 파고들며, 디지털로 포화된 우리의 현실을 응축하여 표현한다.

안태원의 예술적 탐구는 가상 영역에서 유래한 비물질적 이미지와 일상에서의 모순적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종종 밈과 같은 인터넷 현상에서 비롯된다. 안태원의 접근은 이러한 대중적인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으로, 가상 현실에서 탄생한 시각적 경험과 현실 세계에서의 물질적 대응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디지털에서 실체로의 전환은 필연적으로 오류와 왜곡을 동반하며, 이는 디지털 매체의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정교한 계산에 의존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컴퓨터는 때때로 입력과 출력을 왜곡하여 의도와 다르게 변형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은 겉보기에는 결함으로 보이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경계에서 부유하며 잠재적인 ‘밈’으로 변모한다. 안태원의 작업은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을 포용하며,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을 제시한다.

Installation view © Plan X gallery

작가는 이러한 ‘실패한’ 디지털 이미지를 에어브러시 기법을 사용하여 평면 또는 구조적 표면에 옮겨,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 과정은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모델 표면에 덧입히는 텍스처 매핑과 유사하다. 안태원의 작품은 의도적인 왜곡을 통해 불협화음 속에서 독창적 조화를 만들어내며, 익숙한 사물에서 풍부한 시각적 어휘를 끌어내어 초현실적인 변형과 왜곡을 구현한다.

안태원의 독창적 접근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으로는 시리즈 ‘Hiro is Everywhere’(2021-2023)이 있다. 이 조각 연작은 안태원이 자신의 반려묘 ‘히로’와 함께한 경험을 반영하며,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고양이 밈의 왜곡된 형태를 영리하게 결합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반려동물 이미지 열풍을 기념하고 현실로 구현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으며, 디지털-물리적 이분법을 탐구하는 안태원의 예술적 의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