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정 개인전 ‘Contrology’ 설치 전경 ©구기정

Access-Control-Allow-Origin

작업은 접속-관리-허락-기원(Access-Control-AllowOrigin)으로 컨트롤로지Contrology에 접속한다. 가장 쉽게 우리가 데이터를 만나는 웹사이트를 살펴보자. HTTP 는 프로토콜Protocol의 한 종류로, HTTP헤더HTTP Header는 메타데이터Meta Data의 응집소이자 수문으로 작용한다. Access-Control-Allow-Origin라는 설정 Configuration은 지정된 오리진의 요청 코드와 응답을 공유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화면 밖으로 개념을 이탈시켜 인간의 몸으로 독립적이고 완전한 하나의 프로토콜 Protocol이 된다. 데이터가 모인 몸에 어떠한 요청과 응답을 통해 제어Control할지 유추해본다.

그렇다면 컨트롤로지Contrology를 먼저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컨트롤로지Contrology는 필라테스라고 통칭적으로 불리는 ‘운동exercise-movement’으로 요제프 필라테스가 처음으로 명명했다.

그의 저서에서 “컨트롤로지contrology란 양심적으로 지켜야 하는 불변의 법칙에 충실하고 일탈 없이 수반되는 지시를 따라야한다. 마음을 전적으로 연습Practice에 집중하도록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필라테스의 바람과는 달리 오늘날 몸들은 마음과 별개로 꽤나 충실하게 무언가의 지시에 따른다. 어떠한 응답과 요청을 공유하고 공유받는지는 마음이 아닌 타인, 여러 화면, 외부의 자극에 의해 출력된다. 우리 몸의 메타데이터Meta Data가 모이는 지점 혹은 이미 모여있는 면적을 생각해보자. 몸과 몸이 위치한 곳, 탐색해온 경로를 계속해서 확인해야만 한다.

몸은 필연적으로 확인을 위해 기술을 조우하고 그를 활용한다. 몸들은 계속 ‘활용’의 영역에서 머무를 수 있을까? 작업은 이 질문을 파고들며 기술에 질문한다. 기술은 간혹 인간 같은 목소리로, 나아가 인간이 예상할 수 없는 목소리로 답해온다. 기술은 우리에게 접속되어있고 우리는 그 접속이 관리의 영역에 있다고 믿는다 혹은 믿고 싶은지도 모른다. 질문에 해석과 유추는 작업을 통해 보여진다.

화면 속 몸과 화면 밖의 몸, 보이지 않는 접속과 보이는 접속, 스스로 취한 자세와 강제된 자세. 이분화 되지 않는(될 수 없는) 정동과 감각들을 확장하여 당신의 몸에 닿아 공유될 가능성을 모색한다. 

 
글: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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