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Mire Lee, As we lay dying, 2022 © Kunstmuseum Den Haag

이미래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덴하그 미술관에서 새로운 도자 기반 작업을 선보이는 개인전 《As We Lay Dying》을 개최한다.

“사람이 잠들거나 죽어가는 순간, 나는 조각을 떠올린다. 그 상태의 사람은 마치 ‘고기’와도 같다. 나는 그 모습이 사랑스럽고, 어쩌면 슬프기도 하지만, 오직 물리적인 존재만이 남는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낀다.” – 이미래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미래의 설치작업은 결코 조용하거나 정지된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 소리와 움직임을 통해 살아 있는 물질을 암시하는 작가는, 덴하그 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생명을 서서히 떠나가는 인간의 상태를 그려낸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As We Lay Dying》에서 이미래는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끝나지 않는 상태를 불러일으킨다.

이미래는 조각과 설치작업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구성하는 다양한 상태를 재료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의 주요 재료는 점토, 라텍스, 실리콘, 액체, 튜브 등이다. 손과 기계, 펌프 시스템을 활용해 만들어진 형태와 움직임은 무아지경 상태, 죽음 직전의 순간, 혹은 에로틱하고 사디즘-마조히즘적인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그는 점토가 살아 있는 존재처럼 세심한 돌봄을 필요로 한다고 믿는다. 특정한 형태를 얻기 위해 적절한 습도와 건조함을 유지해야 하며, 이러한 성질은 끊임없는 주의를 요구하기 때문에, 점토는 이미래에게 인간관계를 상징한다. 이번 덴하그 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설치작업의 주요 주제는 ‘탈진’이다. 그는 이 공간의 형태에서 관(棺)을 연상했고, 그로부터 이번 작업의 영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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