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 Space Dimension Variable

작가노트

유토는 작품의 원형을 만드는 재료입니다. 기름 성질을 가진 점토여서 따뜻한 곳에 두면 말랑말랑해지고 추운 곳에 두면 단단해집니다. 밀도가 높아서 무겁습니다. 이것은 피곤한 재료입니다. 온갖 먼지는 다 엉겨붙고 옷에 묻으면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열에 약하고 상온에서 굳지 않아서 작은 충격에도 묵사발이 됩니다. 틀을 뜨고 난 유토 원형은 갈기 갈기 찢어 초기화 합니다. 다음 작품의 원형을 만들기 위해서.

노 라고 말 못하는. 노 라고 해도 yes로 알아먹는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2017년에도 또 노 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더 불편하고 피곤한 상황에 기 빨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눈 질끈 감고 넘어갔습니다. 유토를 갈기 갈기 찢어서 작은 사람들을 빚습니다. 작은 사람들을 만들때마다 노 하고 조그맣게 속삭입니다. 300번의 노 를 소리내어 말하고 말합니다. 결의, 우리들의 결의를 유토 원형으로 만들었습니다. 틀을 떠내지 않을 겁니다. 원형 그대로.

유토로 만들어진 사람들의 다짐이 뭉개지지 않게 조심조심 데리고 가세요.

소리내어 읽어보세요.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