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 김소라 개인전 전시 전경(2010) ©아뜰리에 에르메스

김소라는 90년대 중반부터 활발한 창작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 요코하마 트리에날레,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L.A. 레드캣(REDCAT) 아트센터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국제 현대미술 현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아뜰리에 에르메스 개인전은 2007년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이어 작가 작업 세계의 전환점으로 이해될 수 있는 신작들로 구성된다. 그 동안 김소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사회적 코드들인 청소회사, 은행, 여행사, 마켓, 연구소 등과 같이 허구적 장치들을 고안하며, 일상으로의 조용한 침투를 시도해 왔다. 김소라의 전시와 작품은 곧 현실과 픽션의 협상 그리고 그것을 기획하는 ‘장소’를 의미했다.

이번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보여 줄 김소라의 신작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작가가 시도해 왔던 기존 사회제도와 가치체계에 대한 질문을 열어 놓으며, 지배적 사유 속에서 소외된 가치들의 이상적 공존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그 연장선에 있으며, 동시에 이번 전시는 정보, 사물, 관념의 제거와 번안, 그리고 재문맥화를 통해서 “기호의 의미체계”를 허무는 과정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김소라 작업의 새로운 방향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작가에 의해 완전히 변형된 아뜰리에 에르메스 전시공간에는 퍼포먼스, 4개의 비디오 작품들, 8점의 조각-오브제들이 마치 거대한 바다에 드문드문 떠 있는 섬들처럼 존재한다. 이 섬들은 그 어떤 일관된 하나의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의미체계를 벗어난 각기 다른 현실의 파편들이 이 세계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열어 놓고 있다. 구체적 이미지, 형상, 이야기들은 김소라의 이번 전시에서 그것의 기존 맥락과 의미가 사라지며, 관객에게 이 요소들의 새로운 번안과 재문맥화를 제안하고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