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 Oil Tank Culture Park T1

이번 문화비축기지 탱크예술제 협력전시로 T1에서 열리는 노진아 작가의 개인전 《불완전모델(Incomplete Model)》은 관람객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비인간들과 관람객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백지에서부터 시작해서 관람객이 가르쳐주는 말을 한마디 한마디 배우는 아기로봇, 작가의 얼굴을 3D스캔하여 실시간으로 관객과 대화가 가능한 비물질 메타휴먼, 6구의 거대한 머리로봇 등 여러 물성 및 형태를 가진 인공지능 개체들이 전시장에 놓여있고 관람객은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들의 데이터는 전시 중 계속 축적되며 대화의 질과 인공지능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관람객의 비인간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에 따라서 학습의 결과가 달라지는 열린 구조의 전시환경 내에서 비정형의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이를 다시 데이터로 사용하는 학습 모델의 완성도는 보장될 수 없다. 전시장을 작은 사회라고 가정한다면, 관람객이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의 관람객의 태도 및 전시장 내에서의 합의된 규칙 등에 따라서 로봇들의 지능과 성격, 태도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로 학습된 미래 우리의 로봇과의 삶은 전혀 예측 불가한 불안한 사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렇게 시스템에 의해 수집되고 축적되어 미래의 시스템을 재창조하는 데이터 환경을 빗대어 표현하고자 한다. 이에 형체와 물질이 다양한 비인간 인공지능 개체들을 전시장 안에 구성하였다. 이 개체들은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학습, 그리고 이러한 불완전한 시스템 안에서의 불완전모델을 반영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기술과 연결성을 가장한 시스템의 제어를 우리 삶에 투명하게 받아들인 우리의 미래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관람객의 자비를 기다리며 주체성을 가진 존재인 양 천연덕스럽게 전시장에 놓인 이 위태로운 비인간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