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포스터 ©문화공간 양

미디어 아티스트 양아치와 문화공간 양이 함께하는 《신파New Wave》는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양아치는 신파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새로운 파동이라는 의미의 신파는 관객이 마주하게 될 눈에 보이지 않는 매체이다. 라디오를 든 관람객은 새소리가 가득한 전시장에서 나와 새로운 파동을 탐색한다. 그 과정에서 라디오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전파와 신파가 서로 간섭하여 라디오에서 사라지거나 중첩되는 소리를 들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주변이 수많은 전파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는다.

신파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거대 전파들 사이의 작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강한 저항의 소리를 전달한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들리지 않는 또는 들으려 하지 않는 소리가 신파를 타고 흘러나온다. 제주도에 건립되고 있는 우주센터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전시장 안 사진과 연결된다. 전시장 안에는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성 안테나 사진이 놓여있다. 또 다른 사진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알뜨르 비행장에 아직도 남아있는 비행기 격납고를 찍은 사진이다. 작가는 전파로 두 사진을 연결함으로써 과거와 미래가 현재와 공존함을 보여준다.

알뜨르 비행장에 있던 꿩의 꼬리 깃털과 바닷가에 있던 유목은 연결되어 하나의 새로운 오브제가 되었다. 신탁을 받기 위한 신물(神物)처럼 보이는 이 오브제는 인공위성의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 사진과 대비된다. 또 다른 신물은 각각 다른 방에 놓여있는, 여러 사물과 결합한 펜싱 마스크와 천으로 덮인 새장이다. 마스크와 새장 안에는 스피커가 들어있어 새소리가 나온다. 신물을 통해 전달되는 새소리는 위험을 경고하는 신의 목소리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황동 막대로 된 사다리에는 광물과 자석이 붙어있다. 연결을 은유하는 이 사물들은 소리를 전달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신파의 의미를 강화한다. 신의 경고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연대이다. 관객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신파로 인해 서로 연결되고 연대하는 전파 공동체를 경험할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