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 Atelier Hermès

아뜰리에 에르메스 개인전 《목련아 목련아 (Mulian Mulian)》에서 노재운 작가는 불교 경전 중 하나인 〈목련경〉의 주인공인 목건련目犍連(부처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의 이야기를 현대 사회와 연계시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선보인다.


Installation view © Atelier Hermès

불교 경전 중 하나인 『목련경』은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한명인 목건련目犍連(목련존자)이 죽어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효(孝)라는 동아시아의 윤리적 가치와 사악한 모성을 구원한다는, 어쩌면 전복적일 수도 있는, 이 이야기는, 구원에 대한 인류보편의 원형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노재운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목건련의 이야기를 오늘날 세계에 만연한 질병과 굶주림, 그리고 지옥을 사유하는 작가의 예술적 실험 혹은 모험과 연결시키며, 이를 미술적인 동시에 영화적인 인터페이스* 혹은 서스펜스로 변주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지옥은, 전통적인 형상 대신에 영화와 CG, 인터넷, 그리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등이 지배적 환경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현실과 연결되는 공간으로 재설정된다. 관객은 일종의 하이퍼-인페르노Hyper-inferno地獄라고 불릴만한 이 공간에서 잠재적인 목련이 되어 여행하고 배회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굶주림과 질병, 재난과 기적을 기꺼이 요청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무상함과 유머 또는 욕망의 용적 및 높이를 체험하는 동시에, 인공의 폭주로 인해 변종이 되어버린 자연 등 여러 형상들을 조우하거나 목도할 것이다. 물론, 관객 스스로 또 다른 지옥의 형상을 발견하거나 보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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